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도긴개긴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도긴개긴 [굿모닝충청 정덕재 시인] “선배님, 김 팀장 파마한 거 보셨어요? 아줌마 같아요.”컴퓨터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 있는 시계는 9시 5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0시만 넘었어도 웃으며 가벼운 농담으로 대꾸를 했을 텐데 부족한 3분이 인내심을 꺾고 말았다.”너는 아침부터 그런 소리가 나오냐? 내가 마수걸이 손님이 여성이라고 타박하는 늙은 장사꾼은 아니지만, 또 첫 손님부터 카드냐고 투덜대는 구멍가게 칠순 노인이 아니라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하지 않냐. 열 시도 안 됐는데.”후배 녀석은 손목시계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무슨 시론/기고 | 정덕재 시인 | 2021-02-28 18:42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책임감으로 버리는 쓰레기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책임감으로 버리는 쓰레기 [굿모닝충청 정덕재 시인] 두 잔을 마신 날이나 두 병을 마신 날이나 어김없이 집에 들어간다. 아파트 앞 바닥에 깔린 보도블록의 줄을 따라 똑바로 걸을 수 있는 날과 줄이 희미하게 보이는 날의 엄청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마스크 안에서 감도는 술 냄새에 다시 취할 정도로 마셨을까. 현관문 번호키를 세 번에 걸쳐 누르고 집에 들어갔다. 늘 누르는 잠금장치가 왜 술만 마시면 헷갈리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다. 문을 닫고 신발을 벗으려는 순간 짧은 한마디가 들려왔다.“버리고 들어와.”문장에 주어가 빠져있어도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들었 시론/기고 | 정덕재 시인 | 2021-02-20 16:07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밥 먹기 쉽지 않아요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밥 먹기 쉽지 않아요 [굿모닝충청 정덕재 시인]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에는 아침부터 점심 메뉴를 고민한다. 출근하자마자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거나 시원한 음료를 들이켜도 숙취가 달래지지 않는 날들도 많다. 사무실에서 꼼짝달싹하기가 어려울 정도면 모닝커피를 마시러 가는 후배한테 갈증 해소를 위해 음료를 부탁한다.“시원한 냉커피 한 잔 사다 줘. 아니 아이스 커피.”“선배님, 아이스 커피는 원래 다 시원해요.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니까요.”아침부터 한 방 먹고 시작한다. 이렇게 가벼운 잽으로 한두 방 맞기 시작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가드는 내려가고 어 시론/기고 | 정덕재 시인 | 2021-02-13 09:53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4인용 식탁의 블랙코미디 [정덕재 콩트, 살다보면…] 4인용 식탁의 블랙코미디 우리 시대 중년의 삶은 외줄타기를 하는 광대의 고독함과 닮아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으려는 노력은 쉼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내려오고 싶어도 쉽게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 때문일 것이다.퇴직을 앞둔 불안, 가족을 돌봐야 하는 책임, 정의를 외치기에 나약해진 의지, 언젠가부터 몸에 밴 권위, 남의 눈을 의식해 버릴 수 없는 어설픈 호기 등등 중년의 세대를 규정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본 연재에서는 가족을 돌보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통해 중년의 일상을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그려보고자 한다.[굿모닝충청 정 시론/기고 | 정덕재 시인 | 2021-02-05 14:34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