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담아 둡니다. 그래서 건강한가 봐요…”
박성효(대전 대덕)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염홍철 대전시장이 5일 오후 가진 단독면담에서의 한마디.
그동안 경쟁과 대립의 구도를 지녔던 두 사람이 이 한마디로 서로의 앙금을 풀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박 의원이 4일 오후 요청해 이뤄진 이날 자리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박 의원의 말대로 ‘예방차원’인지,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인지 시각이 엇갈린다.
특히 이날 만남이 염 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청 안팎의 여론이다.
박 의원은 4일 오후 염 시장 측에 전화를 걸어 방문을 요청하고 5일 오후 5시 30분부터 약 30여 분 동안 염 시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박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실을 찾아 “대전시정을 10년 이상 이끌어 오신 분인데 후배들을 위해 불출마 선언을 하셨다.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고 옳다고 생각해서 찾아뵀다”고 전했다.
또 “내년 6월까지 시정을 잘 마무리 하실 수 있도록 잘 거들고 도와야 한다.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시민들을 돕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의원들의 당연한 도리다”라고 덧붙였다.
“서로의 서운한 감정이 풀리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자유와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심정적으로 많이 와 닿더라. 선거직을 해 본 사람들은 딱 와 닿는다”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질문에는 “정기국회가 열렸으니 일단 대전시 예산과 현안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시기나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갈한 뒤 “현직인데 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출마 선언을 하신 진정성을 인정한다. 대전 시정사의 새로운 전기다”라고 염 시장의 결단을 추켜세웠다.
염 시장은 “(박 의원이)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인사를 하고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전하며 서로 덕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박 의원이 염 시장을 찾은 것을 두고 “불출마 선언을 하니까, 이제 와서…”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그동안 장외(?)에서 ‘나이’와 ‘인간관계’ 등을 운운하며 설전을 벌인 두 사람의 대립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염 시장 측에서는 내심 서운한 빛도 비친다. “그동안 앙금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외면하더니…”라는 속내다.
박 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힌대로 ‘예방차원’인지, 아니면 선거를 의식한 전략적인 접근인지는 앞으로 두 사람의 행보에 따라 알려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