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문화유성’ 이끌다
열정으로 ‘문화유성’ 이끌다
[굿모닝충청人] 최재각 유성문화원장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3.09.06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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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솜 기자] 유성문화원은 일주일에 한 번 꽹과리소리가 크게 울린다. 소리의 근원지는 ‘유성문화원 민속예술단’.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지난 4월 창단했다. 이를 탄생시킨 유성문화원 최재각(68) 원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로 3년째 유성문화원을 이끌고 있는 최 원장은 ‘유성토박이’다. 유성 지역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오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키웠고, 그 마음을 바탕으로 자원봉사인 유성문화원 활동에 참여해왔다. 그는 “현재 유성인구에서 토착민의 비율이 10%정도라고 하던데, 얼마 되지 않는 토착민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문화예술을 전공하거나 어릴적부터 그 분야에서 특별하게 활동한 ‘정통파’는 아니다. 그 역시 40대 중반을 넘어서 전직 원장들의 권유로 문화원이라는 곳을 통해 문화예술을 접했다고 한다.
최 원장은 형님의 친구인 민경용 전 원장(현 적십자 대전·세종·충남지사 회장)과 중학교 선배인 한근수 전 원장(현 대전시의원)과의 인연으로 문화원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원장이 되기 전인 2004년부터 7년 동안이나 부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부원장직을 권유받아 시작했을 때 난 문화예술 분야을 잘 알지도 못했다”며 “처음 이일 저일 배우며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심과 흥미를 갖고 공부를 시작하자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렇다고 지금 문화예술을 잘 하는 전문가라는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넓어지고, 광범위한 분야와 연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솔직히 문화예술에 통달한 전문가는 아디다. 모두가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30여명의 문화원 이사 중 소위 문화예술을 전공한 전문가는 20-30%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보다 10-20% 줄어든 수치다. 최 원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주면 좋겠지만 문화원에 열정을 쏟아내기에는 그들은 바쁘다. 언제라도 문화원을 찾아 차 한 잔 마시며 지역 문화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성공한 문화원이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렇듯 ‘참여’를 중시한다.
그는 “문화를 공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즐기는 사람도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참여해 봐야 안다”며 “시민들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문화원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원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게 아쉽다. 적은 비용으로 문화생활을 충분히 영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 원장은 대전에서 조그마한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크고 작은 업체들 모두가 그렇듯 최 원장의 회사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규모가 작다보니 최 원장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회사다. 무보수 명예직인 문화원장이지만 그는 거의 매일 문화원에 나와 작은 일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최 원장은 이러한 열정을 근원으로 삼고,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을 시작했다. 그 이름은 ‘민속예술단’과 ‘실버예술단’이다.
유성문화원의 문화학교 프로그램에는 장구와 무용, 민요, 판소리, 풍물 등의 전통강좌가 운영돼 왔지만, 정작 시민들에게 공연을 보여 줄 풍물단은 없었다. 이에 최 원장은 구본환 문화원 사무국장과 함께 민속 공연단을 기획했다.

기존에 유성구 9개 구에서 운영되고 있던 풍물단에서 3~4명을 선발, ‘민속예술단’을 꾸렸다. 응모에 60여명이 몰렸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현재 박현우 강사가 총연출을 맡아 활동 중이다.
또 ‘실버예술단’은 문화예술 기량을 갖춘 60, 70대의 단원을 모아 정기공연을 하며, 단원들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이 두 예술단은 우리 문화원과 쭉 함께 할 것이다. 전통문화의 계승뿐만 아니라 유성공연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지난 4월 창단한 민속예술단은 내달 말께 출범식 겸 창단공연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지역의 한밭아리랑을 주된 소재로 삼아 더 의미가 깊다. 최 원장은 “시민들이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민속예술단은 현재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보고, 감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민속예술단의 활동범위를 유성구와 대전에 한정하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해 바라보고 있다. 지역특색을 강화해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등 전국적인 규모의 공연단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가 앞으로 계획 중인 사업은 민속촌 건립과 철화분청사기 발굴이 있다. ‘철화분청사기’는 철가루를 묻혀서 만든 도자기인데, 문헌에 유성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이 확인돼 유성문화원은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 원장은 “임기동안 두 사업을 이루려고 노력하되 설사 이루지 못하더라도 후임자를 위해 기틀을 잘 닦아 놓겠다는 게 목표”라며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아 완벽하게 사업을 마무리 짓지 못할 수 있다. 허나 ‘최재각’의 업적이 아닌 ‘유성문화원’의 업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지자체 및 크고 작은 단체의 장을 맡은 사람들도 보여주기식 행정보다는 모두 이런 생각을 갖고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맡은 바 임무를 다 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내년이면 유성문화원이 20주년을 맞는다. 최 원장은 “유성문화 20년사나, 유성의 발자취 20년 같은 책을 내고 싶다. 유성의 숨어있는 보물들을 유성구민뿐만 아니라 대전시민에게 알리고 싶다”며 그의 소망을 말했다.

그는 “겪어보니 꼭 경험이 많고 전문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잘 해내는 건 아니더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열정의 힘으로 뭐든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 원장은 3년차 문화원장으로 5개구 문화원장 중 ‘막내’다. 그만큼 부족한 것이 많다고 자평하지만, 그에겐 열정이라는 창과 지역사랑이라는 방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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