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포기하지 말아라
치매, 포기하지 말아라
{톡톡 건강} 윤보라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 윤보라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 승인 2013.09.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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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내원한 64세 할머니는 약 10년 전에 고혈압과 당뇨병을 발견했지만 불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왔다. 약 3년 전부터 할머니는 어떤 이야기를 한 다음 그 이야기를 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려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물건을 어디에 두고, 두었던 장소를 잊어버려 찾는 일이 많아졌고 돈을 장롱 속에 깊숙이 숨겨놓고 하루 종일 찾는 일이 잦아졌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훔쳐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을 의심하는 경향 때문에 며느리, 손자와 언쟁을 한 적도 있었고, 최근 6개월 동안 외출했다가 길을 잊어 경찰이 모셔온 적이 두 번 있었다. 가족들은 노망은 치료가 안 된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다가 최근 남의 방문을 두드리고 물건을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해 병원을 찾게 됐다.

원인은?
치매는 진단명이 아니라 두통처럼 일종의 증상이고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 증상이 수없이 많은 것처럼 치매의 원인은 실로 다양 하다. 즉, 퇴행성질환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 뇌혈관 질환 (혈관성치매), 대사성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중독성 질환, 경련성 질환, 뇌수두증, 뇌종양 등 무수히 많다. 이 중에서 제일 많은 원인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다. 이들이 전체 치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90%이다.

치료가능한가?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질환 중 퇴행성 질환을 제외 하고는 치료가 가능하거나 조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매가 많다. 수두증(뇌에 물이 차는 병), 뇌 양성종양, 갑상선질환, 신경계 감염, 비타민 부족증에 의한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15%를 차지하며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혈관성치매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예방이 가능하다.

알츠하이머병이란?
뇌세포들이 하나, 둘씩 원인 모르게 죽어가면서 위에 언급한 치매 증상들이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아직까지도 왜 뇌세포가 죽어 가는지를 완벽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잘못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 잘못된 단백질이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치매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치료제가 전혀 없었는데 최근에는 여러 약제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들은 일시적이나마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증상의 진행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성치매란?
뇌혈관 질환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치매를 말한다. 혈관성치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고혈압이 가장 무서운 위험요소이다.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 벽이, 풍선이 늘어나는 것처럼 부풀게 된다. 우리 몸에서는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혈관 벽의 근육층이 두꺼워지는 것이다.

이런 근육층이 혈관 안쪽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결국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큰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 금세 눈에 보이는 장애가 나타나지만 매우 작은 혈관이 막히면 손상되는 뇌세포의 양이 소량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결국 치매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혈관성치매의 증상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치매의 증상과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나 흡사하다. 따라서 치매 증상을 보일 때 고칠 수 없는 퇴행성 치매로 단정 짓는 것은 금물이다. 관성치매는 기억장애가 처음으로 나타나는 시기에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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