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마저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마저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김익중 충남경찰청 보안과장 ‘조문답례’글서 가슴 찡한 사모곡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2.08.1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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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중 충남지방경찰청 보안과장

최근 모친상을 치른 김익중 충남지방경찰청 보안과장이 ‘조문 답례’의 글에서 눈물의 사모곡(思母曲)을 불러 애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통상 조문 답례의 글은 ‘지난번 저희 어머님 상사시에 공사다망하신 중 에도 불구하시고 정중하신 조문과 후의를 베풀어 주신 덕분으로서 무사히 장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도와주신 은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땅 찾아 뵙고...’라는 글이 대부분.

하지만 김 과장은 ‘어머니마저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라는 비장한 제목으로 보낸 ‘조문답례’의 글에서 “3녀 2남의 어머니! 저희 어머니는 우리에게 기쁨이었고, 슬픔이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그는 “시골 장에 갔다 올 때면 호떡, 호빵, 찐빵 등을 어김없이 사가지고 와서 어머니만 보면 금새 신이 났고, 어쩌다 고기나 생선이 밥상에 오르면 속이 안 좋다고 해서 어머니 몫까지 우리들 차지였다”며 “아버지께서 우리를 혼낼라치면 애먼 애들한테 그런다고 역정을 낸 우리들의 영원한 우군이었다”고 어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 과장은 “아직도 애들인 줄 알고 먹을 것 안 먹고 자식 준다고 꼭꼭 챙겨 놓았고, 변변치 못하지만 옷이라도 한 벌 사 드리면 아낀다고 농속에 넣어 놓고 어느덧 헌 옷, 기운 옷으로 갈아입고 사셨다”며 자식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 오히려 슬픔으로 다가 왔음을 한탄했다.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부터는 바깥 구경 제대로 못하고 방안에서만 철푸더기 앉지도 못하고 지내야 했다”며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눈이 안 보인다고 음식을 손으로 만져본 후에야 김치인지 미역인지 분간할 수 있었다”고 말년의 사고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웠을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하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 세상에서는 자식을 잊었으며 좋겠다. 자식들 생각하지 말고 먹을 거 있으면 마음껏 드셨으면 원이 없겠다. 새 옷도 맘껏 입어 보고 자신을 위하여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저 세상에서는 교통사고 염려 없이 마음껏 활보하고 사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저 세상에서는 자신 만을 위한 행복한 삶을 살길 기원했다.

한편 김 과장의 모친은 지난달 27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문 답례의 글 전문

어머니마저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3녀 2남의 어머니! 저희 어머니는 우리에게 기쁨이었습니다.

시골 장에 갔다 오실 때면 호떡, 호빵, 찐빵 등을 어김없이 사가지고 오셔서 동네 어귀까지 마중 나가서 기다리다 엄마 모습을 보면 금새 신이났습니다. 어쩌다 고기나 생선이 밥상에 오르면 으레껏 어머니는 그때마다 속이 안좋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사실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몫까지 우리들 차지였습니다. 어쩌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혼낼라치면 애먼 애들한테 그런다고 역정을 냈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우리들의 영원한 우군이었습니다.

우리 엄니는 저희에게 슬픔이었습니다.
아직도 애들인 줄 알고 먹을 것 안 먹고 자식준다고 꼭꼭 챙겨 놓았습니다. 변변치 못하지만 옷이라도 한 벌 사 드리면 아낀다고 농속에 넣어 놓고 어느덧 헌 옷, 기운 옷으로 갈아입고 사시지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부터는 바깥 구경 제대로 못하고 방안에서만 철푸더기 앉지도 못하고 지내야 했습니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눈이 안 보인다고 음식을 손으로 만져본 후에야 김치인지 미역인지 분간할 수 있었습니다.

저 세상에서는 자식을 잊었으며 좋겠습니다.
자식들 생각하지 말고 먹을 거 있으면 마음껏 드셨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새 옷도 맘껏 입어 보시고 자신을 위하여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 세상에서는 교통사고 염려 없이 마음껏 활보하고 사시기를 바랍니다.

머리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식들 : 김경자(이화남), 김한중(정형석), 김형중(김혜화), 김익중(유인숙), 김온중(한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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