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詩 읽는 아침] 이일향 作 '坪度 억새밭'
[김영수의 詩 읽는 아침] 이일향 作 '坪度 억새밭'
  • 김영수
  • 승인 2013.10.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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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향 作 '坪度 억새밭'

꽃은 내게 있어
언제나 붉고 곱더니만

어느 날 눈을 뜨니
봄, 여름 멀리 가고

흰 머리 바람에 날리며
마른풀로 서 있어라

볕 맑은 가을나들이
평도 억새밭에 왔다

오늘토록 못다 삭인
설레임 벗어두고

저 은빛 물결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라

 

영가(永駕, 안동)의 권공 기(權公 頎)는 노년에 포천에 거주했다. 그는 세상사에 관여하지 않고 제자들만 가르쳤으며, 아무하고나 적당히 교유하는 법이 없었다. 마을에 박중휘(朴重輝)란 사람이 있는데 부유하면서도 손님 접대를 잘했다. 그래서 온 고을 사람들이 그의 집에 모여 들었고 귀한 손님 역시 대부분 그의 집을 방문 했지만 권공만은 그 집을 찾아가지 않았다. 그의 깨끗하고 곧음이 말뿐 아니라 행동에도 일치했다.

한번은 추운 밤에 홀로 잠을 자는데 강도가 그의 방에 침입했다. 공이 이불을 안고 미동도 않은 채 타일렀다 “노인에게 이불이 없으면 어떻게 겨울을 나겠나? 자네들, 이불은 가져가지 말게” 강도는 감히 어쩌지 못했다. 규장각 교리 성대중이 쓴『청성잡기』제5권의 이야기 입니다.

공자께서 “천하에 도가 있으면 도둑이 제일 먼저 변해서 좋은 사람이 된다.” 고 했습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도둑놈 마음씨가 오늘도 쭈뼛쭈뼛 어디론가 뻗치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사랑도 미움도 소유하려 하지 말고, 세상사 들뜬 욕심 붙잡아 내려 앉히면 내 몸이 가벼워 질 수 있습니다. 꽃씨 훔치지 않아도 내년 되면 그 자리에 또 필 것입니다.

“윗자리에 있을 적에는 아랫사람이 명분을 들어 자신을 공격하게 만들지 말고, 아랫자리에 있을 적에는 윗사람이 위엄으로 자신을 꺾게 만들지 않는다면, 처세를 잘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대중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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