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잃어버린 ‘바퀴’
신뢰를 잃어버린 ‘바퀴’
[굿모닝충청 연중 캠페인 ‘잠·깐·만~’]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3.11.2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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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길거리 유료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의 바퀴에 또 다른 바퀴가 묶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짐작컨대 주차 관리자가 10시가 넘어서까지 차주가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안 되자 다음날 주차료를 내지 않고 가는 상황인 일명 ‘먹튀’(먹고 튀다)를 대비해 묶음장치를 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길거리는 낮 시간 유료주차장에도 자리가 꽉 차는 곳이다. 언제부터 주차돼 있는지 모르는 차량은 주차비를 지불해야 하나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리자는 서툰 맞춤법으로 “열락이 안되 묵음장치 했습니다. 내일 08시에 오겠습니다”라고 메모를 남겨 놨다.
요즘은 택시를 타고 도착지에서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가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 등 이른바 ‘먹튀’라는 말이 유행이다. 묶음장치 돼 있는 두 개의 바퀴가 서로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우리를 비추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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