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 잘못… 의혹… 예견된 비리
첫 단추 잘못… 의혹… 예견된 비리
  • 최재근, 이정민 기자
  • 승인 2013.11.2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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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다. 청양 외국체험관광마을 조성사업을 이르는 말이다. 충분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기획없이 자치단체장이 즉흥적으로 구상해 시행한 데 따른 비판이다. 한편으로는 ‘상명하복’을 기반으로 하는 공무원 사회의 좋지못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결과이기도 하다. 누구하나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예정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올만도 하다.

외국체험관광마을은 김시환 전 청양군수가 지난 2007년 몽골을 다녀오면서 즉흥적으로 구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군은 칠갑산 도립공원에 인접한 대치면 까치내 인근 9만9,000㎡(3만평)에 총사업비 79억원을 들여 2008년 4월 착공,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스위스 알프스마을과 몽골촌 등 외국체험마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식 가옥인 샬레와 스위스문화체험관이 들어서고 몽골의 전통가옥인 겔과 몽골유물전시관 설치와 함께 넓은 초원을 조성해 말 야크 양 등을 사육함으로써 관광객이 이들 나라에 가지 않고도 현지 생활상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였다.

또 이곳에서 숙박을 한 관광객들이 말을 타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승마코스를 꾸미고 스위스나 몽골의 전통요리도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담았다.

그러나 이 구상은 청양군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몽골과 우리나라의 기후가 달라 초원을 조성하는 것에 무리가 따르고, 말이나 야크, 양을 기르는 것도 맞지 않는 등 졸속 추진이 도마에 오른 것.

실제 김명숙 군의원은 지난 2008년 11월 25일 열린 제165회 청양군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계획을 세우는데 1-2년이 걸려도 수백 년을 내다보는 정책 사업이 만들어질 때 청양의 미래가 보장 된다”며 “현재 군이 시행하는 대표적인 사업인 몽골촌 등에 거액이 들어가지만 대형사업들이 일부 공직자들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수개월 만에 곧바로 사업비를 투입하는 등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는 자판기식 군정으로 청양군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다”고 집행부의 졸속 정책구상을 꼬집기도 했다.

결국 연임을 노리던 김 전 군수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고 이석화 현 군수가 당선과 함께 부임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계획이 변경됐다.

하지만 김 전 군수는 이석화 현 청양군수가 당선된 이후인 임기 말에 조성사업의 토목공사를 발주하고 사전환경성검토를 마쳤으며 임기 만료 하루 전에 토목공사업체와 4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정으로, 시민단체로부터 의혹의 눈길을 사고 있는 상태이다.

이 군수는 이 같은 비판을 반영, 당초 계획됐던 게르 6동, 마굿간 1동 및 승마장 등을 골프연습장과 영상사격장, 사계절썰매장 등으로 전환했다.

이후 이 군수는 지난 2010년 7월 6일 착공에 들어가지만 하루 만에 행정절차 미행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는 등 우여곡절 속에 공사를 재개하면서 지난 7월 31일 마침내 준공식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 군수는 2011년 12월 23억여원의 건축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등 납득하는 어려운 행정을 해왔다는 비판을 시민단체로부터 받아 왔다.

결국 외국체험관광마을 조성사업은 그 긍정적인 기대에도 수많은 의혹을 잉태하면서 출발, 뇌물수수 등 비리로 얼룩지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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