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진정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힘 ‘분노’
정의로운 사회·진정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힘 ‘분노’
이종하 책의 정원 ㅣ 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 이종하
  • 승인 2012.07.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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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게 프랑스 사회는 어떤 사회로 비춰질까? 몽마르트 언덕의 화가와 인상파로 대변되는 예술의 나라? 고급 요리가 떠오르는 낭만적인 사회? 독일과 함께 유럽경제를 이끄는 한 축? 사회복지의 천국? 그렇다면 자국의 비판적 지식인들에게 프랑스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프랑스의 문명비판가 기소르망 교수는 프랑스 사회를 ‘자폐사회’로 비판하며 프랑스 사회가 더 나은 이성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 소개 할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은 ‘정의로운 프랑스 사회’를 위해 원칙과 가치를 중시하고 그러한 원칙과 가치가 지켜지지 않는 프랑스 사회에 대해 먼저 분노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에게 낯선 인물인 스페판 에셀은 누구인가? 그는 나치에 대항해 자유프랑스를 건설하고 민주주의 토대를 위해 싸워온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인물이며 여전히 ‘정의로운 프랑스 사회’를 위해 분노할 것을 요구하는 비판적 실천가이다. 스테판 에셀이 말하는 ‘분노’란 1942년 6월 3일 프랑스 전국 레지스탕스 평의회에서 제시한 나치로부터 해방된 자유 프랑스(La France libre)가 지켜야할 원칙과 가치들이 준수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이다.

그렇다면 자유프랑스가 추구한 원칙과 가치들은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1)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는 합리적인 경제조직, 2) 부의 공정한 분배, 3) 경제 민주주의, 4) 사회민주주의, 5) 교육의 공공성 원칙, 6) 언론의 독립이었다.

스테판 에셀은 1945년 자유프랑스가 건설된 이후 레지스탕스 평의회 의결이 경제정책, 사회정책으로 실현되었지만, 오늘날 프랑스 사회는 당시의 원칙과 가치가 많이 훼손되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레지스탕스의 운동의 기본 동기였던 ‘분노’를 말하면서 분노가 사회발전과 역사발전에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가를 역설한다. 분노하지 않고 “나 몰라라”해서는 평화가 위협받고 사회정의의 원칙이 무너지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국제금융 시장의 독재에 휘둘릴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스테판 에셀의 주장을 우리 사회에 투사해보자. 우리의 주변을 돌아본다면 우리가 분노해야 할 일들은 수없이 많다. 선관위 디도스 사건, 학교폭력, 성폭력의 일상화와 허술한 대책, 통합진보당 사태, 미국산 광우병소고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 등 수도 없이 시민을 분노하게 만들며 시민들로 하여금 마음으로든 광장에서든 촛불을 들고 ‘참여’하게 만든다.

그러나 ‘분노를 어떻게 표출할 것인가’가 역시 중요하다.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처럼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안 가리는 폭력적 방법은 거부되어야 한다. 스테판 에셀은 비폭력적 평화 시위를 주장한다. 평화적인 분노의 표출은 새로운 사회창조를 위한 저항이라는 믿음 하에 그는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프랑스 사회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 더 필요한 사회적 감정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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