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이 그립다
이주일이 그립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12.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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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을 즈음해 제기된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불균형 문제는 최근 두세 달 사이 지역 핵심 이슈로 부상하며 지역 정치권의 단골 의제가 됐다. 여야가 일관되게 ‘영호남 의석수에 비해 충청권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대명제 아래 경쟁적으로 갖가지 방안들을 쏟아내며 연일 언론전을 펼쳐온 것이다.
 
기선은 새누리당이 잡았다. 이장우 대전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이 처음 말을 꺼낸 지 불과 며칠 뒤 내년 대전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선 전 의원은 ‘염홍철 시장 임기 내 행정구역 개편’을 주장하며 대전시 선거구 증설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도 곧바로 국회의원선거구 증설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중앙당 건의와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했다. 당내 충청출신 의원 28인이 모이는 자리를 통해 ‘비정상적인 선거구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충청권 선거구 증설 문제는 지역을 떠나 중앙 정치권의 관심대상으로까지 확대됐다. 한동안 ‘선 행정구역 개편, 후 정개특위 차원의 논의’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던 민주당도 부랴부랴 대책마련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의 충청권관정협의체 재가동 제안과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주재한 충청권 의원모임 등을 통해 여야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덕분인지 지난 25일 의미 있는 만남이 이루어졌다. 바로 대전·충남북 새누리당과 민주당 시·도당 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여 충청권 선거구 증설 추진에 힘을 모으고 창구를 단일화 하기로 합의한 것. 이들은 이날 시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 개선을 위한 양당의 합리적 단일안 마련과 충청권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정례화, 12월 초 충청권 여야 의원 전체 연석회의 개최 및 조속한 정치개혁특위 구성 지도부 촉구 등 4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그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고 ‘따로국밥’ 처럼 맴돌던 충청권 선거구 증설 문제가 비로소 여야 공조를 통한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로써 모든 문제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성급한 것 같다. 지난 5월에도 과학벨트와 세종시 건설 등 지역현안 해결에 힘을 모으자며 충청권관정협의체(4개 시도당위원장·시도지사 협의체)가 출범했지만 서로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다 결국 단 한 차례도 회의다운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된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여야 충청권 3개 시·도당 위원장이 일단은 ‘지역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해 자리를 함께하기는 했지만 당론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서 선거구 획정 개선이라는 원론엔 공감하더라도 방법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넘기 힘든 벽이 있어 보인다.

그래도 아직 기대가 살아있는 것은 이번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치권이 최소한 한 번 이라도 진심을 담아 충청을 위해, 고향을 위해 단합된 힘을 보여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고인을 들먹여 죄송하지만 코미디언 이주일 만큼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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