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세 가지 미션이 있다”
“우리에겐 세 가지 미션이 있다”
[한주의 인물] 대한민국벤처·창업박람회 대상 위즈온 오영진 대표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3.12.23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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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코엑스에서 열린 2013년 대한민국벤처·창업박람회 ‘스마트앱창업경진대회’에 쓸 만한 어플(어플리케이션)이 하나 나왔다. 전통시장을 다녀간 고객의 구매내역 등 다양한 마케팅 정보를 통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마케팅활동을 할 수 있는 자동 컨설팅 기능을 갖고 있는 어플이었다.

‘전통시장 모바일&온라인 마케팅 솔루션’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어플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어 대상(중소기업청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어플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대전지역 예비사회적기업 위즈온(WEZON)의 오영진(28) 대표다.

대덕구 중리시장을 배경으로 탄생한 이 어플은 대전지역 전통시장의 활성화 외에도 공공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출품작과 차이를 보였다. 심사위원들도 어플의 우수성만이 아니라 창업전략 및 실현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오 대표가 운영하는 위즈온은 사회적기업이다. 영리만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다르다. 위즈온은 애초부터 그렇게 태어났다.

날 때부터 근이영양증을 갖고 태어난 오 대표는 중3때부터 전동휠체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근육이 약해져 폐근육 활동이 중단되면 사망에 이르는 불치병이다. 병이 악화돼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고 이때 같은 병을 앓던 학교 후배를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대학에서 웹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전공한 오 대표는 독립을 위해 무단히 애를 썼다. 이동이 불편한 만큼 도시철도 주변에 있는 IT회사, 그 중에서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고 장애인 보조 장치가 있는 화장실이 있는 회사를 골라야 했다. 수소문 끝에 조건이 맞는 회사를 찾았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면접의 기회조차 주지 않기 일쑤였다. 그나마 취업하더라도 영세 IT업체의 특성상 직원이 그만두지 않아도 회사가 먼저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오 대표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이들과 함께 뜻을 모아 지난해 3월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한다. 6개월여 준비를 거쳐 9월 5명이 함께 창업했다. 이름은 위즈온(WEZON)으로 ‘우리 함께(WE) 열정(Zest)을 갖고 (ON) 온라인에서 불을 밝히자’라는 뜻이다.

위즈온은 세 가지 미션(임무)를 갖고 출발했다.

첫째는 오 대표와 같은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이고, 두 번째는 취약계증의 정보접근성 향상이다. 최근에는 웹접근성의 대중화도 미션에 포함시켰다.

오 대표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봐서 장애인의 취업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며 “이들의 일자리 마련과 또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의 온라인 접근을 돕는 것이 우리의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위즈온은 올 5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주주 마음대로 독선적인 운영을 할 가능성이 1%라도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스스로를 법적으로 보호한 것이다.

협동조합은 대출도 출자금의 50% 이내로 제한을 받는다. 또 장애인기업으로 인정도 받지 못한다. 위즈온은 현재 오 대표를 포함해 8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5명이 장애인이다. 하지만 위즈온은 협동조합법상 조합이기 때문에 상법상 법인만 장애인기업으로 인정하는 현행 제도의 지원책은 받지 못한다.

오 대표는 “협동조합법도 우리가 만드는 어플의 베타테스트 기간이 있듯이 시행초기라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위즈온이 이번엔 중소기업청장을 수상한 ‘전통시장 모바일&온라인 마케팅 솔루션’은 연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반기 충청권을 거쳐 연내 전국으로 납품을 확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또 대전장애인인권포럼과 함께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찾을 수 있는 건물을 알려주는 어플을 개발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웹접근성 규약을 준수한 웹페이지만 골라 알려주는 포털사이트를 구축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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