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학생들이 보다 총명해져서 학습 능률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학부모들의 바람이다. 우리 아이를 한번 보자. 눈에 총기가 살아있는지. 총명한 아이는 어떤가. 호기심과 무언가를 스스로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찬 눈빛, 피곤에 절어 있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표정, 그러면서도 흥미 있는 것에는 아이답게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아이. 이런 아이, 이런 학생이 총명한 것 아닐까.
학업 성적이 다는 아니겠지만 성적이 좋기를 바란다면, 좀 더 생각해보자. 총명한 것 같은데 공부를 안 하는지, 총명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은 안 좋은지, 아니면 총명한 기운이 많이 적은지. 이에 따라 방책은 달라져야 한다.
먼저 총명한 기운이 많이 없는 아이부터 보자. 이 아이에게는 경우에 따라 총명탕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한약 처방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 ‘총명탕’이라는 하나의 특별한 처방이 떡하니 존재하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성장탕과 마찬가지로 처방의 목표를 쉽게 알려주기 위해 이름만 그렇게 붙인 것이다.
역시 처방은 아이에 따라 달라진다. 기운이 지친 아이는 기운을 살리며 또렷하게 만들어 주고, 기운이 들뜬 아이는 기운을 안정시키며 또렷하게 만들어 주고, 기운이 갑갑하게 갇힌 아이는 기운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불안·공포 등으로 기운이 위축되어 안정이 안 되는 아이는 기운을 도와주고 펼쳐줘 안정시킨다.
이 뿐이랴. 복합적인 아이의 기운 상태를 회복시켜 생기 넘치고 총명한 아이로 만드는 방책은 아이에 따라 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한약이 매우 효과적인 도움이 되는 때가 많지만, 그와 더불어 아이의 마음과 생활 전체를 반드시 봐야 한다. 부모가 너무 억압을 하거나, 부모가 아이의 말을 다 들어주다가 결국에는 부모의 뜻대로만 한다던가, 학교생활 자체에 너무 흥미가 없다던가 하는 등의 요인들을 파악해봐야 한다.
이제 총명한 것 같은데 공부를 안 하는 아이를 보자. 어떻게 할까.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그러면 그 좋은 머리가 지금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지금 아이의 관심은 어디에 가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이 궁금증을 풀고자 아이와 대화하고 시간을 함께 하면 좋겠다. 끈기와 애정을 가지고서. 궁금하지 조차 않고 ‘넌 왜 이렇게 공부를 안 하냐’, ‘넌 누구 닮아 이렇게 게으르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려고 하냐'고 하지 말자. 사실 아이들은 부모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이 문제로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겉으로 맘 편히 매일 노는 아이일수록 저 속에 고민과 불안은 더 크다. 고민과 불안이 클수록 한걸음 내딛기가 더 힘든 법이다. 그러다 보면 공부를 포기하게 되고, 다른 진로와 탐색의 기회가 극히 제한된 지금의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은 꽃다운 젊은 시기를 포기와 체념으로 보내게 된다.
부모들도 가정을 이끌어 가느라 힘들고 고달파 마음의 여유가 적은 때가 많지만, 나의 아이, 우리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꾸 사랑으로 격려하자.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고, 공부는 아니더라도 후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의 답은 ‘믿고 격려하자’이다. 참쉽진 않다. 그래도 해야 한다.
정말로 총명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성적으로 연결이 안 되는 아이는 학습방법에 대한 교정이 있어야 한다.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부법을 습득하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