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충북 진천 CJ 제일제당 진천공장 10대 직원 A씨가 사내 폭행을 견디다 못해 투신,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유족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전 7시 40분쯤 기숙사 4층 옥상에서 뛰어 내려 자살했다.
투신한 A씨는 대전 동아마이스터고 3학년으로 지난해 청년 인턴 공개 모집을 통해 CJ에서 인턴으로 근무해왔으며 다음 달부터 정식 직원으로 채용될 예정이었다.
유족들은 사내 선배들의 폭력과 강압 근무 등이 원인이라며 고인이 평소 친구들과 학교 교사, 친‧인척 등과 나눈 문자 메시지, SNS 내용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사내 폭행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인의 친척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22일 오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카가 회사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행과 초과 근무 강요 등을 견디다 못해 지난 20일 기숙사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제보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진천공장 직원들은 10대인 A씨에게 회식자리에서 술을 강요했으며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일명 ‘원산폭격’ 등 얼차려를 시켰다. 또 수시로 뺨을 때리는 등 갖가지 폭력을 휘둘렸다는 것. 최근에는 설 물량을 맞추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근무를 강요하는 등 혹사시켜 왔다.
이 같은 내용은 고인인 A씨가 평소 친구들과 가족, 학교 교사 등과 나눠 온 문자 메시지, SNS 내용 등에 드러난다.
A씨는 친구 등에게 “회식을 하다가 선배들끼리 싸우더니 갑자기 후배들을 때렸다”, “20대 후반인 형은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머리를 발로 밟았다”, “저런 사람들하고 회사 같이 못 다니겠다. 회사를 나가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트위터에도 “그냥 살아있는 게 고통이 될 듯 합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내일 난 제 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내일 인사과에 나를 때렸다는 사실이 전해질텐데 나는 과연 그 형의 반응을 버텨낼 수 있을까요” 등의 글을 남겨 사내 폭행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암시했다.
유족들은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사내 폭행이 자살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폭행과 자살의 인과관계 입증에 노력하고 있다.
제보자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회사 측은 위로금 5000만원을 제시할 뿐 제대로 된 사고경위 조사 등 진정성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CJ제일제당 진천공장 관계자는 “현재 모든 내용을 확인 중이다. 결론 나온 것이 없어 아직 뭐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고인의 부모는 22일 오후 경찰에 가해자들을 폭행 및 협박 등으로 고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유족 등을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