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시 읽는 아침] 이성부 作 - 봄
[김영수의 시 읽는 아침] 이성부 作 - 봄
  • 김영수
  • 승인 2014.03.09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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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성부 作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김영수 사무총장
이(李) 선배님! 경칩(驚蟄)이 내일 모레입니다. 오는 세월인지 가는 세월인지 헤아릴 수 없지만 그래도 잠을 깨는 절기에 다다랐습니다. 더러는 경칩이라고 만세탕이나 고로쇠 물을 먹으러 가자지만, 선배님께서 개구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아직 잠도 덜 깼는데 살인 행위를 하느냐고 하시고, 고로쇠 수액을 강탈하는 나쁜 인간이 되지 말자고 신신당부 하는 모습을 보며 공자가 말한, “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에서 나오는 말이니 하나도 틀리지 않다고 후배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두보(杜甫)가「곡강이수기이(曲江二首其二)」에서 “주체심상행처유(酒債尋常行處有)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선배님과 우리가 허물없이 주작(酬酌)하면서 행배(行杯)를 해도 선배님의 반배(返杯)가 우리보다 빨라 항상, 한 마디씩 듣고 잔을 돌려드리니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항상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잔이 비었는지 어느 정도 마셨는지를 파악하는 짐작(斟酌)이 필요하고, ‘외상 술 안 되는 집 가지마라’, 는 고귀한 말씀, 올 봄에도 신용 잃지 않고 살 테니, 선배님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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