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부드러운' 산길… 계룡산 품에 안기다
'깊고 부드러운' 산길… 계룡산 품에 안기다
대전둘레산길 잇기 l 제9구간 수통골길
  • 이은자
  • 승인 2012.07.10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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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이 ‘대전둘레산길잇기(대둘길)’ 토요 정기산행이 있었다. 이번 대둘길 코스는 제9구간 수통골길이었다. 갑동 버스정류장에서 집결하여 삽재-도덕봉-금수봉-빈계산을 거쳐 수통골로 되돌아오는 10km의 구간이었다. 산행시간은 6시간 걸렸다.

초입은 삽재에서 된비알을 한 시간 정도 숨가쁘게 올라야 도덕봉 능선에 닿는다. 도덕봉에 올라서니 지나온 갑하-우산봉의 능선이 꿈결같이 펼쳐진다. 깊고 부드러운 산길, 계룡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산길이다.

“바라만 보던 산들을 이어서 걷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도덕봉(534m)은 도둑들이 숨기 좋은 도둑굴이 있다 해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수통골 계곡을 이루는 도덕봉 백운봉 금수봉은 계룡산 못지않게 아기자기하고 조망도 빼어나다. 주차료와 입장료도 없다.

오른 쪽으로 동월계곡 봉우리에 서면 황적봉과 이어지는 계룡의 연봉들이 아스라하고 왼편으로 금수봉 정자가 까마득하다. 힘들만 하면 산책로 같이 평탄해진다. 리듬을 타며 깊은 호흡으로 도시생활에 찌든 몸이 살아난다.

백운봉 직전에서(자티고개) 왼쪽으로 꺾어 금수봉을 향한다. 입산금지로 되어있는 백운봉 능선은 관암산, 밀목재를 지나 황적산으로 계룡의 능선들과 연결된다. 자티고개를 지나 40여분 가파르게 오르면 팔각정이 아름다운 금수봉(530m)이 눈에 들어온다.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이라 하여 금수봉이라 전해진다.

금수봉에서 20여분을 내려가면 수통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10여분을 숨을 할딱이며 600 계단을 오르다 보면 산의 모양이 닭을 닮았다 하는 설을 가진 빈계산(414m)에 닿는다. 빈계산 정상에선 유성 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연푸른 봄 하늘이 아름답다.

양지바른 곳에 오롯이 모여 도시락을 펴니 자연밥상이다. 정겨운 산사람들이 나누는 점심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점심을 먹은 뒤엔 ‘몽토님’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시 한 수를 읊어 주었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대둘길 완주에 나섰다는 ‘들국화’님과 ‘김용균’님의 노래와 율동은 일행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금종미’ 주은규 ‘님 부부의 개똥벌레 열창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자 ‘개똥’ 안내팀장님이 대둘길 지도가 그려진 손수건을 선물로 주었다.

산행에는 총 29명이 참석했는데 그 중 처음 참석한 16명은 위클리니트 기사와 대전둘레산길잇기 카페 안내공지를 보고 찾아온 분들이었다.

‘대전의 산을 시민의 품으로…’

‘대전의 산천을 알아야 대전의 문화가 보인다.’

둘레산잇기 산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소박한 소망을 되뇌이며 느림의 미학을 배운다. 산 곳곳의 숨은 전설과 유래를 들으며 역사공부도 한다.

첫째 주 일요일은 대둘 테마 산행을 하고, 둘째 주 토요일은 둘레길 산행을 하며, 세째 주 목요일에는 실버대둘 산행과, 일요일엔 대둘 산행을 한다. 그리고 넷째 주 일요일은 대청호반길 산행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

카페 회원 5,127명이고 대표 김선건님과 안내팀장과 안내지기, 운영위원을 구성원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전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둘길 산행은 해설을 들으면서 쉬엄쉬엄 걸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서두를 것도 없이 선두와 후미가 다 보일 정도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자연이 주는 피톤치드를 맘껏 마시고 숲과 같이 호흡하는 산행이다.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는 김진희님(카페닉네임, 단곡)은 7년 전 초창기에 나오고 토요 산행을 처음 참석해 보니 카페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있다고 했다.

대전둘레산길잇기 만의 특유의 매력과 멋을 가진 카페임을 느꼈고 열심히 해설까지 곁들여 주시는 이기봉(카페닉네임, 해오름)이 고맙다고 했다.

대전고 동창들도 5명이 참석 했다. 충남도청에 다니다 퇴직을 하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윤영중님은 설레는 마음에 어젯밤 4시간밖에 잠을 못 잤고, 긴 산행을 해보지 않아 힘도 들고 회원들께 폐가 될까 봐 도중에 두 번이나 하산하려고 했다.

중도에 포기하면 앞으로 절대 산을 못 탄다며 용기를 내라고 쓴 소리를 해주는 고마운 회원들 덕에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꿈의 수통골 종주’를 처음으로 했다고 오늘 밤 집사람한테 큰소리칠 수 있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교장으로 장년퇴임을 하신 황인기님은 “산행은 오르막길이 있어 누구에게나 힘든 것이지만 얼마만큼 잘 견디느냐가 산행의 즐거움을 좌우한다”면서 “마음 다스리려고 산을 오른다”고 했다. 그는 대둘길이 이처럼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10구간 산행에도 참여하겠다고 했다.

전원길 님은 “산에서 만난 사람은 목욕탕에서 만난 사람과 똑같다. 계급장 떼고 다 벗고 만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이 좋아 만난 것일 뿐 우린 순수한 그 자체'라며 산 사람 예찬론을 폈다.

집사람 덕에 오늘 산에 오기를 잘했다고 자랑하는 주은규님은 옆에 있는 금종미님을 보면서 '여보 오늘 밤 기대해!’라고 말해 일행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산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수통골 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산행을 마친 후 참여를 원하는 회원들만 뒤풀이한다. 비용은 갹출이 원칙이다. 오늘 산행은 마치 숲 속 문인들의 카페에 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글 이은자(샤롯) 사진 이기봉(해오름), 이건자(리앤슈)

안내팀장 개똥(開東) 연락처 : ☎011-408-7898
대전둘레산길 잇기 다음 카페 : http://cafe.daum.net/djsarang
※이번주부터 산행에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쓴 ‘대둘길 산행기’가 찾아갑니다. 본대로 느낀대로 생생하고 재미있는 글을 만나보세요.
 

 

‘대둘길’ 다음 산행 안내

다음 ‘대둘길’ 다음 산행은 내달 14일(둘째 주 토요일) 제10구간이다. 성북동 산성길에서 진행된다. 수통골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하여 성북동 산성을 거쳐 산장산 방동 저수지로 내려오는 코스다. 9.4km로 6.5 시간 코스다. 벌써 다음 산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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