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독, 함께 하실래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독, 함께 하실래요?”
[굿모닝충청人] 장애인봉사 앞장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버팀목봉사회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4.04.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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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팀목자원봉사회<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춘미씨·이봉재씨·정영훈씨·강중식씨·임윤상 회장·이수호 사무국장·박혜란 씨>
“봉사요? 일단 해보세요 중독이라니깐요”
기자가 인터뷰 도중에 들은 말이다. 술‧게임‧도박‧마약 등 세상에는 수많은 중독이 있지만 봉사 중독은 처음 들어본 단어이다. 도대체 봉사 중독은 어떤 것일까?

봉사에 중독된 사람들. (사)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 소속 버팀목자원봉사회 회원들이다. 지난 2012년 10월에 공식 출범한 버팀목자원봉사회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버팀목자원봉사회는 대전장애인단체연합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봉사를 맡고 있으며 이외에도 노인 복지관, 소년, 아동 복지 센터 등 전국 각지를 찾아가 봉사 기부를 하고 있다.

봉사회의 총괄을 담당하는 임윤상 회장과 회원들은 “힘든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고자 우리의 활동은 이어져가고 있다. 어디서든 우리의 능력이 되면 해보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이 말하는 버팀목.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 회원들은 개성이 강해요. 그래서 만났죠”

버팀목자원봉사회원들은 자영업, 공무원, 개인 사업 등 다양한 직종을 가지고 있다. 회원들은 각자의 바쁜 일상 속에 틈틈이 시간을 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찾기 위해 버팀목자원봉사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런 회원들은 각각 다양한 이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여자회원 단장을 맡고 있는 여미경 씨는 “처음 봉사 시작은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려고 시작했다. 점차 시간이 지나자 단순한 봉사뿐만 아니라 마음의 명상을 찾게 돼 20년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호 사무국장은 “과거 친한 친구가 병에 걸려 사망했다. 친구를 잃은 것이 너무 큰 충격이라 정을 부티여 시작한 것이 봉사이다”고 회상했다.

감사를 맡고 있는 박혜란 씨는 “우울증 등으로 삶의 회의를 느꼈다. ‘살기 싫다’라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시작한 것이 봉사이다”며 “봉사는 경제적 부담도 없으며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찌장면 만들다가 몸살 났죠. 하지만 상관없어요”

매달 첫째 주 수요일 대전 중구청의 식당은 ‘짜장면데이’(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굿모닝충청 주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회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회원들은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로 짜장면을 만들어 주는데, 짜장면은 그들에게 큰 의미이다.

야채를 다듬고 돼지고기를 볶으며 양념이 타지 않게 지속적으로 젓는 등 자장면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 힘든 과정을 즐겁게 여긴다. 특히 회원들은 짜장면데이를 참석하고자 연차를 낼 정도이니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주말에도 시간 있는 회원들끼리 봉사활동을 준비하거나 참여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할 정도이니 과연 ‘봉사 중독’이라고 칭할 만하다.

제 1,2회 열린 짜장면데이는 주최 측의 예상한 수보다 훨씬 많은 장애인들이 찾아와 대성황을 이뤘다.
임윤상 회장은 “장애인들 위해 짜장면을 만든 회원들 중에 몸살이 안 난 사람들이 없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행복했다”고 밝혔다.

회원인 정영훈 씨는 아내인 전춘미 씨와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들 또한 임 회장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봉사라는 것이 쉬운 것이 없어요. 하지만 매달 수요일 장애인들을 만나는 것은 그들과의 약속입니다. 하다보면 계속 욕심이 생겨요”

당시 짜장면을 먹고 나온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며 회원들을 칭찬하기 바빴다. 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장애인은 힘들게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짜장면이 맛있다”고 밝혀 회원들의 마음을 울렸다.
회원들에 따르면 짜장면데이는 입소문이 점차 확산, 식자재회사에서 후원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500명 장애인이 옵니다. 저희는 문제 없어요”

버팀목자원봉사회는 오는 18일 시청 구내식당에서 열리는 장애인 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의 주최 측은 1000~1500명의 장애인들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0~250인분의 자장면을 준비했을 때도 회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걱정이 될 만도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행사를 어떻게 준비할까’라는 기대감에 차올랐다.

이수호 사무국장은 “사실 나는 집에서 라면도 끓여먹지 않는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와서 음식에 대해 칭찬할 때 어깨가 들썩일 정도”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은 버팀목자원봉사회’라는 명칭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전춘미 씨는 “처음 봉사활동을 갔을 때 장애인들이 음식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밥을 못 먹을 정도였다. 그때 당시 ‘다시는 안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그런데 그 이후 장애인들의 생각이 떠올라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 다가오는 행사가 잘 준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윤상 회장은 “우리는 감사직책과 지출내역을 공개하는 등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져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회원들은 오는 행사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장애인들을 위해 기계를 구입하자는 등 여러 의견이 나왔고 한껏 들뜬 표정으로 저마다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의 대화가 장애인들의 복한 미래를 열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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