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후진국 형 재난 왜 잇따르는 걸까!
[독자칼럼] 후진국 형 재난 왜 잇따르는 걸까!
  • 일필휴지 시민기자
  • 승인 2014.04.17 08: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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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대학생이 되던 해에 둘째인 딸은 고교생이 되었다. 그런데 배정된 학교가 등교하자면 집에서 얼추 한 시간이나 걸리는 원거리에 위치했다.

딸이 중 3시절, 애초 원하지도 않았던 고등학교가 강제로 배정됨에 따라 분개하여 교육청을 찾아가 따졌다. 그러자 교장급인 담당 중등장학관은 죄송하다면서도 방법이 없다며 되레 사정했다.

장학관의 말이 일리가 있고 진정성 또한 없지 않기에 그쯤에서 나 스스로를 다독거린 뒤 딸을 설득해 학교에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3년 뒤 딸이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안 빠뜨리고 아침의 등교와 밤의 하교 때는 반드시 버스정류장까지 배웅과 마중을 나갔다.

그건 ‘혹시나?’ 하는 노파심의 발동에서 기인한 아빠로서의 당연한 행동이었다. 아들에 이어 딸까지 두 명의 자녀를 둔 나도 이럴진대 어제 발생한 진도에서의 여객선 침몰 사고로 말미암아 생사를 알 수 없는 고교생을 둔 학부모님들 심경은 오죽할까!!

돌이켜보건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발생한 후진국 형 재난과 사고는 숱하게 많았다. 지난 1994년 붕괴됐던 성수대교와 역시도 1995년 6월29일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6명이 실종돼 총 1445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은 국제적으로도 조롱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주지하듯 두 달 전엔 또 경주 리조트 대참사로 인해 대학생 새내기들이 참변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18일에는 충남에서 고등학생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해수욕장 일대에서 공주사대부고학생 198명이 사설 해병캠프에 참가했다가 파도에 휩쓸린 때문이다.

요즘엔 자녀도 많이 낳지 않아 대부분의 가정에서의 자녀는 고작 1~2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보는 느낌은 자못 싸늘하고 따가운 국민적 시선의 또 다른 인재라는 항구에 정박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사고는 제주도로의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학생 승객들의 피해가 집중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국민적 관심과 애처로움의 강도가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의 ‘학생 전원 구출!’이란 오보 문자메시지 발송과 정부의 엉터리 구조자 숫자 발표, 또한 일부 언론의 과잉 취재와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가뜩이나 뿔난 국민들과 누리꾼들의 화를 키웠다.

현장을 찾은 국무총리조차 문전박대를 당하고 달아나듯 돌아서는 모습에서 우린 다시금 잇따르는 후진국 형 재난에 분통을 감출 수 없다.

생사가 경각에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했다는 여객선의 담당자도 반드시 찾아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함은 구태여 사족의 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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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휴지 시민기자 2014-04-17 08:54:11
아들이 대학생이 되던 해에 둘째인 딸은 고교생이 되었다. 그런데 배정된 학교가 등교하자면 집에서 얼추 한 시간이나 걸리는 원거리에 위치했다.

딸이 중 3시절, 애초 원하지도 않았던 고등학교가 강제로 배정됨에 따라 분개하여 교육청을 찾아가 따졌다. 그러자 교장급인 담당 중등장학관은 죄송하다면서도 방법이 없다며 되레 사정했다.

장학관의 말이 일리가 있고 진정성 또한 없지 않기에 그쯤에서 나 스스로를 다독거린 뒤 딸을 설득해 학교에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3년 뒤 딸이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안 빠뜨리고 아침의 등교와 밤의 하교 때는 반드시 버스정류장까지 배웅과 마중을 나갔다.

그건 ‘혹시나?’ 하는 노파심의 발동에서 기인한 아빠로서의 당연한 행동이었다. 아들에 이어 딸까지 두 명의 자녀를 둔 나도 이럴진대 어제 발생한 진도에서의 여객선 침몰 사고로 말미암아 생사를 알 수 없는 고교생을 둔 학부모님들 심경은 오죽할까!!

돌이켜보건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발생한 후진국 형 재난과 사고는 숱하게 많았다. 지난 1994년 붕괴됐던 성수대교와 역시도 1995년 6월29일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6명이 실종돼 총 1445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은 국제적으로도 조롱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주지하듯 두 달 전엔 또 경주 리조트 대참사로 인해 대학생 새내기들이 참변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18일에는 충남에서 고등학생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해수욕장 일대에서 공주사대부고학생 198명이 사설 해병캠프에 참가했다가 파도에 휩쓸린 때문이다.

요즘엔 자녀도 많이 낳지 않아 대부분의 가정에서의 자녀는 고작 1~2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보는 느낌은 자못 싸늘하고 따가운 국민적 시선의 또 다른 인재라는 항구에 정박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사고는 제주도로의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학생 승객들의 피해가 집중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국민적 관심과 애처로움의 강도가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의 ‘학생 전원 구출!’이란 오보 문자메시지 발송과 정부의 엉터리 구조자 숫자 발표, 또한 일부 언론의 과잉 취재와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가뜩이나 뿔난 국민들과 누리꾼들의 화를 키웠다.

현장을 찾은 국무총리조차 문전박대를 당하고 달아나듯 돌아서는 모습에서 우린 다시금 잇따르는 후진국 형 재난에 분통을 감출 수 없다.

생사가 경각에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했다는 여객선의 담당자도 반드시 찾아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함은 구태여 사족의 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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