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표정] “미안하다, 어른들이 부끄럽다…”
[합동분향소 표정] “미안하다, 어른들이 부끄럽다…”
대전·세종·충남 ‘세월호’ 합동분향소 이른 아침부터 발길… 눈물의 애도 물결
  • 신상두·이정민·배다솜 기자
  • 승인 2014.04.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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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신상두·이정민·배다솜 기자] 대전·세종시청과 충남도청에 마련된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눈물의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분향소가 차려진 28일 이른 아침부터 일반 시민들과 정·관계 인사 등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은 “얘들아 미안하다.”, “어른들이 부끄럽다.”, “그 곳에서는 편히 쉬거라.” 등 희생자들을 기리며 국화를 헌화하고,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

▲대전=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28일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을 시작으로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허태정 유성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곽영교 대전시의회 의장, 이상민 의원, 박병석 의원,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 김형태 한남대 총장 등 지역 정치·교육계 인사들이 찾아와 애도를 표했다.

선거운동 전면 중단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던 권선택 대전시장 예비후보와 이창기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도 애도에 동참하는 등 오전 12시까지 400여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70대 노인들부터 10대 학생들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한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모습이었다.

조문객들은 숙연한 분위기에서 숨죽여 미안하다고 말하고 눈물을 닦는 등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이장우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전시당 당직자와 지방선거에 출마한 노병찬·박성효·이재선 대전시장 예비후보 및 구청장·시구의원 예비후보, 당원 등 5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아 합동 참배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사고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했다는 권선택 후보는 “죄인이 된 심정으로 분향소에 왔다. 이번 사고의 책임으로부터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이번 사고는 현재의 안전시스템을 확고하게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2학년의 딸을 두고 있다는 성정화(56) 씨는 “우리 딸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어 사고 발생에 더욱 가슴이 찢어졌다”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우비를 입고 빗속을 뚫고 분향소에 왔다”고 말했다.

성 씨는 “이번 사고는 해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훈으로 남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기억하고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한다. 더 나아가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찾아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국민들이 스스로 이러한 마음을 갖고 하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송대에 재학 중인 최윤선(19) 양은 “같은 또래 친구들이라 더욱 안타깝고 가슴에 와 닿았다”며 “모든 사고들이 그렇듯 나중에 잊어버리게 될까봐 무섭다. 꼭 기억하다고 싶다.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고 재발방지를 하기에 앞서 꼭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대전시청 분향소는 경기도 안산 합동영결식 날까지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조문 할 수 있다.

▲ 세종시 분향소.

▲세종=세종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세종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운영 첫날인 28일,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이곳을 찾은 이들은 분향소를 설치 운영하는 세종시(시장 직무대행 이재관 행정부시장)의 간부급 공무원 50여명. 이들은 오전 8시 30분쯤 헌화하고 애도의 묵념을 올린 뒤 업무를 시작했다.

9시경에는 교육청 직원 30여명과 유한식‧이춘희 시장예비후보 등이 행사장을 찾아와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삼삼오오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조치원 소재 죽림어린이집 원아 80여명이 단체로 분향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을 올렸다.

어린이집 인솔교사는 “오늘은 아이들이 소풍을 가기로 예정돼 있던 날인데, 이를 취소하고 이곳을 찾게됐다”며 슬픔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참배객들은 노란색 ‘희망 띠지’에 “언니‧오빠들 무사히 살아 돌아오세요”(어린이집 한 원아가 희망쪽지에 적은 글), “지켜주지 못해서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고...”, “다시는 이땅에 이런 일이 없도록”등 다양한 내용을 써서 분양소 주변에 걸어놓기도 했다.

▲ 충남도는 본청 지상 1층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합동분향소를 만들어놓았다.

▲충남=충남도청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청사 밖에는 노란리본 줄을 엮어놓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랬다.

오전 9시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한 도청 소속 실‧국장 관계자들과 충남도교육청‧충남지방경찰청 고위관계자 등이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이후 본청 소속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합동분향소를 방문, 숙연한 분위기 속에 국화꽃을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분향소를 찾은 한 공무원은 “어린 생명들이 이번 사고로 잃은 것에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오전 11시가 지나면서 주민들의 발길도 단체 조문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몇 줄 방명록 글귀로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대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비통하고 애절해하는 모습이었다.

60대 한 주민은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이 마음이 아프다. 정말 아프다. 아프다. 정말...”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충남도는 합동분향소를 세월호 희생자 합동영결식이 진행될 때까지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 [충남]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문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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