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아닌 밀양이라 괜찮다?’ 대전 서부서 ‘원정음주’
‘진도 아닌 밀양이라 괜찮다?’ 대전 서부서 ‘원정음주’
방범순찰대, 세월호 애도기간 중 송전탑 지원 근무서 ‘술판’… 대전청 감사 중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4.05.1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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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서부경찰서 전경.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대전 서부경찰서 직원들이 세월호 애도기간 중 파견 근무지에서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지방경찰청은 이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부경찰서는 지난 11월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곳이어서 비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부경찰서 방범순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7박 8일 동안 밀양 송전탑 경비지원 근무를 나간 경찰들(방범순찰대 지휘요원)이 근무 후나 휴식시간 등에 음주를 즐겼다.

특히 이 기간은 세월호 애도 음주자제령 기간이어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방범순찰대 한 대원은 “경감과 경위를 포함한 지휘요원들은 2일 밀양의 한 식당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4일에는 주민들이 볼 수 있는 외부인 식당 뒤편 정자에서 소주 10병 이상의 술을 마셨다. 뿐만 아니라 대원 숙소의 테라스에서도 술을 먹기도 했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담배 피는 것조차 일반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우리를 교육하면서 외부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비난했다.

대원들은 또 해당 경찰들이 자신들에게 심부름을 강요하고 얼차려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원은 “지휘요원들은 5일 오전 10시경 경비 근무를 나가있는 대원들에게 라면을 끓일 것을 요구하고 ‘행동이 왜 이렇게 굼뜨냐’, ‘훈련을 받아야 겠다’며 면박을 줬다”며 “이러한 행태를 경찰서 본청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발각되자 우리를 심문하고 훈련을 가장한 얼차려를 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서부서는 대전지방경찰청 감사관이 대원 84명의 진술서를 받는 등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지방청은 경감 및 경찰들의 진술과 현장 상황을 파악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서부서 조사 과정에서 해당 경찰들은 “술 마신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그곳은 진도가 아닌 밀양이었다. 진도였다면 마시지 않았을 것”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부경찰서는 오병권 경감(방범순찰대장)은 “술 마신 것은 사실이다. 밀양에 파견을 가면 항상 이용하는 숙소와 식당이 있는데, 숙소 주인이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미리 술을 구비해 뒀다”며 “대원 및 경찰 모두 지금은 시국이 이러니 먹을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주인이 권해 어쩔 수 없이 준비해 둔 술만 조금 먹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밀양에 다녀온 후 대원들이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고발한 것을 알았으며, 오해한 부분이 있어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고 얼차려 등 부당하게 기합을 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경감은 “지방청 감사결과 징계 받을 수위의 잘못이라면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술을 먹은 것은 물론 잘못됐으나, 술판을 벌이거나 취할 때까지 먹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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