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많이 그리울거야…” 세월호 추모제 눈물바다
“엄마가 많이 그리울거야…” 세월호 추모제 눈물바다
16일 서대전공원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 추모제’ 800여 명 애도물결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4.05.17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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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아빠 배가 기울어졌어, 살아서 만나자… 그게 너의 마지막 일 줄은 몰랐다. 범수야, 왜 니 책상에는 책이 아닌 국화가 가득 채워져 있는거니. 피어보지도 못한 짧은 생, 그곳에서는 행복하거라. 많이 그리울 거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많이 생각날 거야. 사랑해 김범수….”

말을 잇지 못하고 쉼 없이 눈물을 흘리며 하늘로 떠내 보낸 아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던 단원고 김범수 학생의 어머니. 김 군의 어머니와 함께 대전 시민들도 아파하고 통곡했다.

16일 서대전시민공원에서는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안타깝게 떠난 넋을 위로하는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대전지역 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추모위원회가 준비한 이날 추모제에는 중구자원봉사협의회도 봉사에 참여해 위로의 손길을 보탰다.

오후 7시부터 9시가 넘어선 시간까지 이어진 행사 동안 800여 명의 시민들은 눈물을 훌쩍이기도, 분노와 탄식을 쏟아내기도,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희생자들의 안녕을 빌어주기도 했다.

22개월의 손녀와 함께 자리한 이 모(71) 씨는 “TV로 볼 때도 마음 아팠지만 여기 와서 사고 사진을 보니 더욱 눈물이 난다”고 말하고 “어른들의 욕심이 만든 재앙에 아이들이 희생돼 가슴이 아프다. 이 손녀가 살아갈 미래도 걱정된다”며 고사리 같은 손녀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전민고의 문예설·원민희(17) 학생은 “슬픈데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이곳까지 왔다”며 “사고가 났을 때는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세월호 이야기만 했다.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는 언니 오빠들이 그렇게 된 것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하늘로 떠난 단원고 2학년 故 김범수 학생의 어머니가 참석해 아들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

김 군의 어머니는 “팽목항에는 아직도 많이 기다리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피어보지도 못하고 간 아이들, 짧은 생 가는 마지막 길에 인사도 건네주지 못한 너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곳에서는 함께한 친구들과 행복하길 빈다. 보고 싶다. 그리울 거야. 사랑한다”며 아들의 이름을 하늘 높이 외쳤다.

김 군 어머니의 편지에 시민들도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고 말았으며, 곳곳에서 애절한 흐느낌도 터져 나왔다. 김 군의 어머니도 울고, 시민들도 울고, 하늘도 땅도 울었다.

이날 추모위령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형상화 한 흰 인형을 꽂으며 명복을 빌었다. 인형을 꽂은 시민들은 서로서로 손에 든 초에 불을 나누며 아픔도 함께 나눴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시민들은 단원고 故 이보미 학생의 이루지 못한 가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이 양의 동영상을 본 후 모두 일어나 '거위의 꿈' 노래를 하늘 향해 불렀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울먹임과 안타까움이 녹아 있었다.

한편 이날 추모제에는 김창근 통합진보당 대전시장 후보와 한창민 정의당 대전시장 후보, 한숭동 대전시교육감 후보 등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추모제가 끝난 후 참여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촛불과 각자의 추모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대전역으로 조용한 거리행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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