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리] 우리가 ‘비로소’ 이뤄내야 하는 것
[청년의 소리] 우리가 ‘비로소’ 이뤄내야 하는 것
손진영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3학년
  • 손진영
  • 승인 2014.08.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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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영 충남대.
[굿모닝충청 손진영 충남대 학생] 얼마 전 점심 식사를 위해 한 식당을 찾았다. 음식을 주문한 뒤 이내 옆 테이블의 대화가 귀를 사로잡았다. 내용인 즉, 세월호 사고 이후로 세 달이나 지났는데 아이들이 불쌍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 얘기를 주로 다루는 언론이나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고 이제는 정말 지겹다는 것이다. 식사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그 대화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되돌아보면 사실 우리는 그저 스스로만을 위해 살아온 것이나 다름없다. 다소 과장을 보태자면, 학창시절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는 절친한 친구의 일이나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그런 관심을 전부 제쳐내고 자신의 학업에 정진하는 일이었다.

"세월호 사고 얘기가 벌써 지겹다는 사람들
그저 스스로만을 위해 살아가는 현실 반영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협력 아쉬워"

이 같은 이기적 마음가짐은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여부와는 별개로, 분명 외부적으로 실재하였고 동시에 우리를 압박했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즉, 직접적으로 나의 문제가 아닌 일에는 내 앞가림을 이유로 침묵하기 일쑤였다.

분명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특정한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회는 아니다. 오늘날 개인은 자신의 삶을 가족이나 집단적 가치가 아닌 스스로의 방식에 따라 구상하고, 이를 실현해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주의적 가치가 공히 존중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기주의로 귀결되는 것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는 ‘사회’라는 공동체의 존재적 가치 때문이다.

즉, 오늘날의 사회는 어떠한 공동체적인 목적보다는, 각자 개인들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비로소’ 이뤄낼 수 있는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능하며, 이기주의의 팽배는 이러한 사회적 협력 자체를 무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사고를 통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공동체의 협력적 가치에 대해 잊고 지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집단적 성찰은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우리 사회의 일원에게 어떠한 피해가 생겼을 때, 그것이 우연히 특정인에게 발생하였을 뿐 언제든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임을 자각시켜 줄 것이다. 나아가 이는 문제를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필연적으로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세월호 사고는 이제는 잊어야 할 지겨운 어떤 것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서 반드시 올바르게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회적 의제임이 분명하다. 수 백 명의 공동체 구성원들이 안타깝게 생을 마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올바른 처방을 내놓을 최소한의 선행적 과제로서, 공정한 조사의 실시를 위한 노력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회적 협력으로서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이뤄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당신에게 ‘세월호’라는 세 글자가 더 이상 지겹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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