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리] 대학교 이등병
[청년의 소리] 대학교 이등병
  • 최형택
  • 승인 2014.08.20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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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택 한남대 미디어영상전공 4학년
[굿모닝충청 최형택 한남대 학생] 신입생들이 즐거운 대학생활을 꿈꾸며 교정에 들어선다. 잠시 후 차가운 목소리의 선배가 신입생들을 집합시킨다. 무서운 선배 앞에서 웃음기가 싹 가신 신입생들은 오히려 겁에 질린 표정이다.

신입생들은 당연한 듯이 기합을 받기 시작한다. 무엇이 그렇게 화가 난 것인지 선배들의 불호령은 끝나지 않는다. 신입생들은 입대를 한 듯한 착각이 든다.

최근 모 대학 체육학과의 학내 군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선배들을 보면 큰 소리로 인사하며 몸을 직각으로 접어야 하고, 학교에서 3km 떨어진 지하철역까지는 가슴에 이름표를 붙여야 한다.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의 대학생활을 빼앗을 수는 없는 일… 다양한 사고 인정치 않고 기합이나 얼차려 등으로 후배들을 대학 이등병으로 전락시킨다면 희망은 없다”

그 밖에도 이동 중에는 통화를 못하고 음료를 마시지 못하는 등 상당 부분이 제한적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것이 체육학과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다양한 학과에서는 저마다 전통처럼 이어져 오는 학내 군기가 있다. 실제로 가혹한 학내 군기를 경험한 학생들은 군대에서 쉬고 오겠다는 진심 섞인 농담을 할 정도다.

대학은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대로 자유롭게 공부하며 자신을 가꿔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생은 누군가에 의해 정해진 많은 생활 지침 때문에 제한적인 생활을 한다.
이 상태가 유지되면 공부는 물론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된다. 공동체 생활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수준의 예의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최근 문제가 되는 학내 군기는 그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학교에 먼저 들어온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의 대학생활을 빼앗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오늘 날 우리 사회는 흔히 말해 ‘윗사람’에 의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강요하고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길 원한다면 과연 새로운 자극은 어디서 받을 것이며 어디서 발전을 생각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앞으로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사람들이 사회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 나라의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대학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하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대학교 이등병으로서의 삶이 아닌 대학생으로서의 삶일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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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이 2015-05-21 11:07:08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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