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리] 학내 군기에 대한 고찰
[청년의 소리] 학내 군기에 대한 고찰
  • 강신우
  • 승인 2014.08.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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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우 한남대 경영학과 3학년
[굿모닝충청 강신우 한남대 학생] 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내 군기가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언론에서 이슈가 되는 패턴을 보면 매년 초 신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다. 학내 군기는 대부분 선배가 후배에게 인사나 예의를 과도하게 요구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다. 후배 전체가 이를 잘 따를 때는 잡음이 없지만 이 중 한 명이라도 이런 정해진 규범에 이탈하게 되면 선배들은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들을 억압한다.

서양에는 없는 학내 군기가 왜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빈번하게 발생할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첫 번째 이유는 ‘존댓말’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이건 선배와 후배의 관계이건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건 상관없이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언어 자체에 ‘존댓말’이 없으니 쓸 수가 없는 것이다.

“최근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내 군기의 첫 번 째 이유는 ‘존댓말’ 때문,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존댓말이 존재하는 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은 한국 고유의 언어문화다. 이는 오랜 시간 선조들 때부터 내려온 훌륭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말의 형식에 담아 표현해 온 것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예의를 중시해 온 나라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각 상황에 맞는 ‘존댓말’을 사용하기까지엔 굉장히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위, 아래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게 된다. ‘존댓말’을 배우는 과정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이다. 반대로 ‘존댓말’을 가르치는 과정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상대의 기를 누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존댓말’의 올바른 사용을 배우고 또 가르치기 위해선 ‘군기’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존댓말’이란 형식이 존재하는 한, 사회 어디에서나 군기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윗사람에게 스마트폰으로 문자 하나를 보내도 ‘요’체를 쓸지 ‘다’체를 쓸지 문장의 끝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런 군기 문화는 사실 군사정권의 산물이 아닌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우리나라의 오래된 관습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예의범절을 익히고 한 사람을 사회와 잘 조화될 수 있는 인격체로 만들기 위한 군기는 매우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내 군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생들의 미숙함 때문이다. 만약 나이 지긋하신 어른이나 예의범절이 중요한 권위 있는 기관이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학내 군기의 문제는 예의를 가르치는 이들의 숙련되지 않은 ‘유치함’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예의고 규범인지 모르니 후배들에게 무조건 과도하고 무리한 요구를 해 사달이 난다. 학내 군기의 해결방향은 결국 예의범절의 올바른 이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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