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리] 꿈은 뜻하지 않게 이뤄지기도 한다
[청년의 소리] 꿈은 뜻하지 않게 이뤄지기도 한다
  • 장완재
  • 승인 2014.08.26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완재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부 3학년
[굿모닝충청 장완재 대전대 학생] 사건은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입식 교육과 대입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에 지칠 때로 지친 고등학생들에게 공부 외에 다른 여가활동을 즐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문학 수업에서 내 준 시 창작 과제도 나에게는 중요하다고 여길 시간조차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법 멋들어진 시 한 편을 베껴 그대로 제출을 했다. 그 시 한 편이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숙제를 제출하고 다음 문학 시간이 찾아왔는데, 선생님께서는 수업이 끝난 뒤 교무실로 따라오라고 했다. 인터넷 검색이 선생님의 레이더를 피하진 못한 것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전혀 다른 말씀을 내게 하셨다. “어떻게 수능 공부를 하면서 이렇게 좋은 시를 써왔니? 다음 주에 충청북도 칭찬 백일장이라고 있는데, 니가 우리 학교 대표로 나가면 되겠다. 그렇게 알고 있으렴.”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인터넷에서 검색했던 이름 모를 훌륭한 사람의 詩 덕분이었다.
꿈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이뤄지기도 한다”

충격이었다.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기도 애매했고, 무엇보다 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내가 백일장에 나가서 망신을 당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백일장에 나갈 걱정으로 지새운 일주일이 지나고,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한 체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백일장이 열리는 청주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였다. 그저 그 날의 느낌을 짧은 글로 옮긴 것이 전부다.

그렇게 백일장 소동은 끝이 났고, 결과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고등학생 부문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몇 번이나 다시 확인을 해봤지만 정확히 내 이름이었다. 어리둥절했지만, 연이은 나의 우수한 시는 학교 내에서도 꽤나 주목을 받게 해줬다.

시간은 흘러 수능을 봤고, 대학을 선택할 무렵이었다. 마땅히 하고 싶은 전공이 없어서 망설이는 내게 선생님께서는 문예창작을 권유해주셨다.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고 나는 글쓰기를 즐기는 학생이 됐다. 하지만 확실히 예술문은 아니었다. 세상은 넓었고, 인재는 많았다. 문학에 대한 흥미도 조금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글쓰기를 포기하긴 싫어서 대학 신문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이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신문사에 들어간 나는 세상이 무엇인지 배웠고, 인터뷰를 통해 내성적인 성격도 많이 극복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류현진 김태균 선수가 우리 대학 동문이었던 점도 신문사를 선택하는 데 한몫했다. 기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나는 류현진도 김태균도 만나지 못했다. 그대신 더 큰 꿈을 이뤘다.

나는 지금 어릴 적부터 응원하던 한화이글스의 기자단이 됐다. 정말 지금도 꿈만 같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인터넷에서 검색했던 이름 모를 훌륭한 사람의 시 덕분이었다. 꿈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이뤄지기도 한다. 갈 길은 아직 멀다. 한화이글스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글을 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