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수백 개 가야산 숯가마 터 보존이 필요하다
[시민기자의 눈] 수백 개 가야산 숯가마 터 보존이 필요하다
  • 이기웅
  • 승인 2014.09.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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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웅 시민기자

내포가야산은 수 천 년에 걸쳐 인근에 사는 백성들이 안식처며 넉넉한 품에 기대어 살아온 어머니와 같은 산이다. 678m높이의 비교적 작은 산이지만 주변이 평야지대로 우뚯 솟아 있어 실제 높이보다 높게 보이는 홍성과 예산 서산 내포지역의 진산(鎭山)이다. 고대의 뱃사람들은 서해를 지나며 뱃길을 잡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가야산이 했다고도 한다.

가야산에는 조선후기의 왕실 역사 유적과 불교를 비롯한 종교와 관련된 역사유적이 있다. 그러나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는 알려진 게 별반 없다.

필자는 가야산의 폐사지와 옛길을 답사하며 그 주변에서 살아가던 주민들의 삶이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수백 개의 가마터로 부터 전해지는 서민의 역사와 문화에 주목하게 됐다.

내포가야산에서 조선시대 후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처 1970년 때까지 사용하던 숯가마와 움막 터인 숯막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숯가마와 움막이 합쳐져 숯막이라고 한다.

특히 가야산의 빈발, 대문동봉림옛길, 백암사지. 용연사지 주변의 숯가마는 작은 움막 터와 함께 발견돼 당시 숯을 굽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천 년 넘는 세월동안 자연스럽게 오가며 생겨난 옛길 주변에 수송이 용이하다보니 집중적으로 가마가 만들어지고 넓은 참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자연스럽게 숯가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7일 낮과 밤을 세워 생산한 참숯은 최고 제품이었다고 전해져 온다. 인근의 덕산과 해미 장으로 내다 팔았으며 최고 품질의 숯으로 인기가 많던 참나무 숯이다. 한 때는 생산한 숯과 나무를 덕산 장에 내다 팔기 위해 지금 등산객 수 만큼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고도 한다.

우리사회가 산업화되기 전 까지 덕산장의 경우 나무전이라고 불리는 가야산의 나무와 숯을 팔던 전문 시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였다.

▲ 가야산 숯가마터.

아직도 남아 있는 숯가마와 움막 터를 보존하고 향토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 알렸으면 한다.

우선은 표지석과 안내판이라도 세우고 현황이라도 파악하고, 가야산 숯가마에서 역사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자연유산을 찾아보는 아름다운 인문학적 체험 장을 열었으면 한다.

최근 각 지자체는 지역 재생이라는 명목 하에 지자체가 지닌 문화유산을 자원화 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가야산 숯가마 터와 폐사지 역사유적도 다르지 않다. 우리의 향토 문화유산들이다.

특히 예산군은 가야산의 옛길과 주변의 숯가마터을 활용한 상가리만이 간직한 매력 있는 역사문화스토리텔링을 시도했으면 한다. 이는 조선시대 말부터 근대의 가야산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지역을 알리는 향토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가야산 그리고 상가리 사람들인 백성들의 고통스런 삶의 흔적과 그들의 이야기 즉, 향토이야기를 찾아 보존하고 지역의 역사문화상품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다행히 숯을 구웠던 사람들 가운데 80대를 훌쩍 넘어 생존해 계진 분도 있다. 이분들의 경험과 이야기는 가야산의 역사로 그분들의 이야기가 관광 사업으로 추진 된다면 향토역사를 알리고 마을경제에 도움이 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눈으로 보여지는 것만이 가야산이 아닐 것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자연의 일부이며 역사의 일부이다. 가야산의 넉넉한 품에 기대어 흐른 수천 년의 세월에 대한 인문학적인 가치를 잊어서는 가야산의 가치와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가야산에는 백제의 미소길. 가야구곡길. 내포문화숲길 등 여러 곳의 탐방 길이 있다. 그러나 그곳에 살고 있고 살았던 사람과 가야산에 관한 이야기는 부족하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애씀이 담겨있는 수많은 자취들과 수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옛길들,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갔던 이들의 정신과 애환, 한스러움 등을 시간을 거슬러 하나하나 그 의미를 찾다보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옛길의 역사, 길 주변의 숯가마와 그것에 관한 민담 및 설화 이야기를 그리고 동학과 대원의 이야기를 고증해 그냥 걷는 길이 아닌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인문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역사, 문화, 자연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

가야산 일원의 향토 역사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자연유산을 찾아보는 답사 길에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들의 삶을 통해 인문학적 체험을 기대한다.

충남도와 예산군은 가야산의 소중한 향토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숯가마 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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