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의 도시마케팅] 50여년 난립… 방치… 혁명적 ‘난지도 효과’ 절실
[강대훈의 도시마케팅] 50여년 난립… 방치… 혁명적 ‘난지도 효과’ 절실
(25)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 대전시 불균형 바로 잡는 거점
  • 강대훈
  • 승인 2018.09.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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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충청 강대훈 (사)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대전세종시협공동회장] 

대덕 진단-1

대전 대덕구는 최초의 여성 구청장 박정현 시대를 열었다. 

대덕에는 계족산과 대청호라는 생태, 역사 문화, 산업이라는 자산이 있지만 재정이 열악하고 인구 이탈이 시작되었다.  대덕구 인구는 1995년  20만 명을 기점으로 지난해 18만 6902명으로 줄었으며 대전시 5개 구 가운데 인구 20만 명 미만은 대덕구가 유일하다. 도시는 돈 벌면 사는 곳과 돈 벌면 나가는 곳, 또 하나는 산업, 교육, 문화 기반이 취약하여 먹고 살 수 없고 살기 어려워 나가는 곳이 있다. 대덕구는 지금 어떤 곳인가?

과학 비즈니스 벨트로 저절로 발전하는 유성, 원도심을 가지고 있는 중구,  대전의 맨하탄 서구, 공해가 없는 동구에 비해 도대체 대덕은 무엇을 가지고 먹고 살 수 있을지?  그 동안 대덕에 거물급 정치인들이 오고 갔는데 대덕의 다운타운인 신탄진 역세 지역의 쇠락한 모습을 보면 20년 동안 조금씩 기울어진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신탄진동은 계족산, 대청호로 들어가는 대덕의 얼굴이 아닌가?  인구 20만 급 도시를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다.

 

유성과 서구가 발전하는 동안 대덕구도 노력은 해 보았을 것이다.
문제는 대화동 대전산업단지이다. 한때 대전 산업의 거점지였으며 노동 운동의 성지였지만 도시가 확대됨에 따라 도시와의 부조화가 극심해진 지역이다.

지도를 보자. 시청에서 불과 10km 떨어진 곳이 공단이 있을 자리인가?

대화공단이라고 부르는 대전산업단지는 1970년 대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장지대이다.

오늘날 산업단지는 첨단 ICT, 식품 바이오, 강판 강관 가공, 기계 설비, 섬유 등  산업별로 공단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분야별로 산단을 조성하는 것이 부지 효용, 환경 관리, 기업 사이의 효용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화공단은 월드 클래스급의 중견 기업 삼진정밀과 대기업 지방 공장인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이 있으며 그 사이와 외곽에 두부, 육가공, 충전 배터리, 배추김치, 종이 목재, 재래김, 족발, 냉면육수, 깨고물, 배합 사료, 타올 공장과  화학 화공 공장들이 뒤 썩여 있다. 세상에 이런 식의 개념없이 난립이 되고 방치한 채 50년 가까운 시간을 버티어온 공단은 보지 못했다. 현재 몇몇 공장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기업 대부분은 첨단 업종으로 지정받지 못했거나 영세한 규모의 시설들이다. 이것이 대전이 광역시로 확장되면서 대덕구 뿐이 아나라 대전시 현재와 미래 전체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다. 

부동산 사무실 두 곳만 들려도 아파트값이 서구나 유성에 미치지 못하고 택지를 조성해도 신축을 주저하는 이유가 공단에서 날아오는 매캐한 냄새와 먼지, 목 따가운 공해 물질의 배출이었다.

 

충격, 쓰레기 산 난지도와 빈민운동의 본산, 도시산업 선교회 

30년 전인 1987년 봄 나는 몇몇 조직원? 과 함께 서울 수색 쪽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산을 이룬 난지도에 있는 도시산업선교회를 방문하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 합판으로 컨테이너 같은 사무실을 만들어 놓고 책상 하나 있는 작은 사무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효과는 컸다. 학생과 노동 운동 밖에는 알지 못했던 시절, 어느 부문보다 소외받았던 사람과 연대하는 도시 빈민운동을 보게 되었다. 

이후 수출이 생업이었기 때문에 지구촌 여러 도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필리핀, 방글라데시의 빈민가의 쓰레기와 그 속에서 사는 아이들과 주민들을 보면서도 크게 놀라지 않은 것은 87년도 난지도 효과였다.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버리는 산 둘레 6㎞, 넓이 60만㎡, 9천 200만 톤이 넘는 쓰레기 더미는 그 차원이 달랐다. 분리수거와 쓰레기봉투 없이 버려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만들어진 인공산, 이것이 내뿜는 악취와, 걷잡을 수 없이 날리는 먼지 ...이 산 더미를 헤치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쓰레기에서 고물을 주워 넝마에 넣는 사람들... 이 난지도(蘭芝島)는 1992년까지만 해도 도심에서 밀려난 가난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매게로 몰려 살았다.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고르디우스의 매듭
97년 김영삼 정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장 부지를 난지도가 있는 마포구 상암동으로 정했다.  한강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를 폐쇄하고 전혀 다른 성격의 용도로 변환 시켰다. 이 결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알렉산드로스의 칼이 되었다. 민선 서울 시장 고건이 월드컵 경기장과 공원 건설을 맡았다.

이 결정으로 땅의 운명이 바뀌고 사람들의 삶이 변했다. 2002년 쓰레기 지옥이었던 난지도는 ‘월드컵 공원’으로 태어나 시민에게 돌아갔다. 지독한 악취와 먼지 때문에 철저하게 버림받은 땅이었지만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공원 준공식 테잎을 끊었다. 공원 근린에는 첨단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만들어 IT 대한민국을 바치는 혁신적인 일자리 창조지구가 되었다.

이것은 2002년 FIFA 월드컵 이상의 승리가 이어지는 승리이다. 일자리가 생기고 도시는 번영하고 있다. 쓰레기 자리였던 월드컵 공원은 맹꽁이, 촉새, 황조롱이가 찾는 도심 속 생태 서식지가 되었다. 지금도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 눈을 뜰 수 없었던 뿌연 먼지와 붕붕 거리는 파리 떼와 악취를 생각하면 천지를 개벽한 것이다.

 

대전시, 대덕구는 대화동 대전산단을 완전히 다르게 재창조 해야 한다.
대화동, 대전산업단지는 국토부로부터 노후 산업단지 재정비 우선 사업 지구로 선정된 이후 공단 재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ㆍ시비 약 700억 원을 도로 정비에 투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4,472억 원을 단계별로 투여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대전시는 도심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하지만 그동안 개선 사업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4천여 억을 다 넣고 다시 추경을 받아 5천억까지 붓는다 해도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다. 박 구청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공동체, 오정동 청년창업센터, 대화동 산업 예술촌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대화동 공단에 엮여 있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여당- 야당, 시민 모두 대덕구의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보자.
대화동 50년의 역사는 우리 시대의  몫이었다. 그 동안 어려운 사업을 이어왔던 기업과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던 노동자들께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대전은 무거운 추를 발목에 달고 살 수 없다. 적어도 100년, 대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 정비 사업보다는 근본적인 변화, 완전히 다른 창조를 해야 한다. 공장 시설은 옮길 수 있다. 부가가치는 개발하기 나름이다. 이 부지는 대전시의 황금알이 될 수 있다. 이것이 풀면 다른 것이 풀린다. 도시가 확대된 중심에 산단이 박혀 있으면 도심의 확장과 대청, 계족 벨트로 연계하는 행정 도심 - 문화 창조 - 휴양 생태라는 맥이 끊긴다. 난지도를 지도에서 증발시켰듯 혁명적인 구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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