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물고’ 살라고? 치아 건강은 어쩌고?!
‘이 악물고’ 살라고? 치아 건강은 어쩌고?!
정호기 원장의 조언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8.09.2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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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독하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공부도, 취업도, 내 집 마련도 ‘이 악물고’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힘을 다하라는 의미로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런데 이를 악물고 사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니란다. 특히 치아건강에는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걸까? 치과 전문의 정호기 원장에게 자문을 구해 보기로 했다.

 

정호기 원장
정호기 원장

“이를 악무는 게 치아 건강에 해롭다고 하던데 왜 그런가?”
치과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염증치료’와 ‘힘의 조절’이다. 충치, 잇몸병, 치주질환 등을 만드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빨리 감소시키는 것이 ‘염증치료’고, 정상적이지 않은 힘이 가해져 치아가 손상되는 것을 막는 것을 ‘힘의 조절’이라 말한다. 이를 악무는 습관은 ‘힘의 조절’에 들어간다. 여기에는 이 악물기, 이갈이, 손톱 깨물기 등이 포함되는데 치아에 정상적이지 않은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건가?”
정상적인 잇몸과 치아 상태인 경우 큰 어금니에서 가해지는 힘은 최대 50~60Kg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갈거나 이 악물기를 할 때 그것보다 5~6배의 큰 힘이 치아에 가해지다는 것이다. 이는 치아와 치아주변근육, 턱관절 등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치아에 금이 가고, 깨지고, 닳는 것은 물론이고, 근육통과 턱 관절에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저작근이 커지면 사각턱이 되기도 하고, 뼈가 부분적으로 자라는 외골증이 나타나거나 잇몸이 내려가기도 한다.

볼의 압흔수정
볼의 압흔수정
외골증
외골증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질환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 이 악물기로 인해 이런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가?”
스스로 인지하는 경우보다 인지하지 못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 없이 이가 시리다, 아침에 일어나면 치아와 턱에 뻐근한 통증이 있다, 찬물 먹으면 찌릿하다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내원을 한다. 이런 경우 수면 중에 이를 갈거나 습관적로 이를 악물지 않냐고 물으면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행동의 상당수가 무의식 중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갈이나 이 악물기 같은 행동은 왜 생기는 건가?”
가장 중요한 요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에 의한 뇌반응 중 하나로 이를 갈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긴다. 또 다른 이유는 교합간섭이다. 아이들의 경우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날 때 교합간섭으로 인해 이갈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뿐 크게 걱정 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성인이 된 후 좋지 않은 교합관계로 인한 교합간섭으로 치아 뿐만 아니라 치아주변 근육의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이다. 얼마 전 한 여성분이 머리와 턱의 통증, 이명 등을 호소하며 내원한 적이 있었다. 한의원, 정형외과, 신경과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받았는데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진단결과 교합간섭으로 통증이 생긴 분이었다. 이러한 환자분의 경우 교합간섭이 일어나는 부위의 간단한 조절만으로도 통증이 말끔히 사라질 수 있다.

교모
교모
금이간 치아
금이간 치아
나이트 가드
나이트 가드

 

이 악물기, 이갈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원인을 제거하는 게 무척 중요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이라 제지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다. 낮에는 의식적으로 이를 꽉 물고 있는 걸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밤에는 쉽지 않다.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3가지 처방을 내린다. 그 첫 번째는 인지행동요법이다. 낮에 이 악물기 습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시로 입으로 “M"소리를 내는 ‘M 사운드’ 훈련을 환자분들에게 추천한다.

밤에는 어쩔 수 없지만 낮에 의식적으로 이를 악 물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루 중에 치아와 치아가 닿는 시간은 10분에서 15분 정도인데 그 이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다. 조금 더 중증의 경우는 직접적인 치료를 시작한다. 저작근중의 하나인 교근에 주사 즉, 보톡스 주사를 놓는 것이다. 보톡스를 맞으면 턱에 힘을 덜 주게 된다.

보톡스는 한 달 뒤 최고의 효과를 보게 되고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다시 복구가 시작된다. 그래서 보통은 6개월에 한 번씩 주사를 맞게 하는데 내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갈이가 심할 경우는 수면 중에 ‘마우스 피스’를 끼게 한다. 마우스 피스는 시중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우스 피스는 말랑한 재질이라 이가 틀어 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치과 의사들은 자신의 치아에 맞는 딱딱한 재질의 마우스 피스를 맞추는 걸 권한다.

치주 조직 파괴
치주 조직 파괴
혀의 압흔
혀의 압흔

 

끝으로 이갈이나 이를 악무는 습관을 가진 환자들에게 당부를 한다면?
이갈이나 이를 악무는 습관은 스스로 자각하는 경우가 적은데다 조절도 쉽지 않다. 그래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때문에 면밀한 구강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구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습관과 치아 상태를 인지하고 이를 교정함으로서 치아와 구강조직, 턱 관절에 가해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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