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요하의 작은옹달샘] 남북 정상의 평양 회담을 경축하며
    [지요하의 작은옹달샘] 남북 정상의 평양 회담을 경축하며
    • 지요하 소설가
    • 승인 2018.09.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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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지요하 제공)
    지난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지요하 제공)

    [굿모닝충청 지요하 소설가]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광복을 이룬지 73년이 지났다. 요람의 아이가 백발의 노인이 되는 세월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 속박의 사슬은 여러 겹으로 오늘도 우리를 옥죄고 있다.

    지요하 소설가
    지요하 소설가

    속박의 사슬은 왜 여러 겹인가. 첫째 사슬은 민족의 분단 상황이다. 이 분단 상황으로부터 온갖 속박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첫째 사슬과 곧바로 연결되는 것으로 두 번째 사슬은 미국의 지배다.

    우리는 일본의 36년 지배에서 벗어난 후 곧바로 미국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 그 세월이 자그마치 73년인데, 앞으로도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다. 5천 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가 고작 200년 역사의 미국에게 철저히 예속되어 있다는 것은 명백한 불행이요 비극이다.

    원주민 7천만 명(1억 3천만이라는 설도 있다)을 학살하고 그 피의 땅에 세워진 미국은 전쟁과 무기가 없이는 지탱될 수 없는 나라다.

    우리는 일제시대부터, 또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은 천사'라는 선입견을 강요받아 왔다. 그 선입견은 여러 가지 형태로 확대 재생산되며 우리 내면에 알게 모르게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굴종을 고착시켰다.

    민족반역 세력의 발호와 득세

    세번째 사슬은 친일파 즉 민족반역세력의 지속적인 존재성이다. 우리는 오늘도 민족반역력의 발호와 득세 속에서 살고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첫째 이유는 해방 이후 민족반역력을 철저히 단죄하지 못한데 있다. 사이비 독립 운동가였던 이승만이 권력 장악에 혈안이 되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해체시키고 일제의 앞잡이들을 대거 등용한데 있다.

    민족반역력은 박정희의 출현과 함께 더욱 득세했다. 만주 벌판에서 광복군을 때려잡던 일제 관동군 중위 출신으로 1961년 5.16군사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박정희는 청와대 뜰에서 일본군 장교 복장을 한 채 말을 탈 정도로 일본을 좋아했다.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힘이 강화된 민족반역력은 오늘날에는 대부분 숭미주의자들이 되어 미국의 앞잡이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스파이 하면 우선 북한 간첩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북한 간첩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에 봉사하는 스파이들도 있고 미국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보고하는 스파이들도 있다. 각계각층에, 또 정부 요직에도 미국을 위해 암약하는 스파이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오늘 미국의 감시와 간섭, 부당한 통제 속에서 살고 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너무도 뻔뻔하고도 고압적이다. 미국은 우리 땅에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그 비용을 우리에게 물리고 있다. 마치 점령군과도 같은 미국의 군대 모습은 우리 눈에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간섭과 통제 역시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남의 나라에서 전쟁도 하고 간섭도 한다

    우리는 오늘 민족화해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힘차게 새 걸음을 내딛은 평화공존의 길은 우리에게 통일의 기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는 오늘도 서울역이나 도라산 역에서 열차를 터고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시베리아를 달리고 유럽에 도달하는 꿈을 꾼다. 아예 없었던 길이 아니다. 1936년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달렸던 철길이다. 그런 내용을 담아 시 한 편을 지어서 최근 출간된 '민족작가연합'의 ‘통일시집’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꿈, 우리 민족의 꿈은 심각할 정도로 미국의 방해를 받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서울~신의주’ 간 남북철도 점검 운행이 유엔사 불허로 무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고 한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의 협력 노력에 대한 이 같은 미국의 간섭은 ‘주권 침해’ 수준임이 분명하다. 앞으로의 우리 민족의 통일 과업에 미국은 협조는커녕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역시 우리 민족의 불행이며 비극이다.

    (이 글은 쓴 후 ‘서울∼신의주 간 남북철도 점검 운행을 유엔사가 승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유엔사 또는 미국의 ’허가‘니 ’승인‘이니 하는 단어들에서 굴욕감을 느낀다.)

    나는 저 청년 시절부터 우리 민족의 불행한 현재적 사슬에 대해 뼈저린 고뇌를 거듭해 왔다. 해마다 8·15광복절을 지낼 때는 더욱 뼈아프게 그것을 상기하곤 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철권 시절을 겪으면서 그런 사슬 의식은 더욱 강화되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의 민주주의 학습을 통해서도 그것을 절감하곤 했다. 그 사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우리 민족의 평화 공존과 통일 과업에 미국이 또다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것에 대한 민족공동체 전체의 통렬한 자각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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