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세종 건설현장을 배회하는 '전문기자들'
    [노트북을 열며] 세종 건설현장을 배회하는 '전문기자들'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8.10.04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상두 세종시 본부장
    신상두 세종시 본부장

    [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 “OO신문 A기자라고 아세요? 그 사람이 다녀갔다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얼마전, 건설업계에서 일하는 지인 L씨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세종시 관내 모 건설현장 소장인 친구 P씨가 곤경에 처해 자문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OOO기자’라는 명함을 들고 공사현장을 찾은 A씨가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법위반을 트집 잡더니, 800여만원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A기자는 P소장이 제시한 금액이 적다며 더많은 '떡값'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씨는 ‘얼마를 줘서 보내야하는지’, ‘뒤탈은 없을지’, ‘혹시 아는 기자면 중재를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당시, 필자는 “처음 들어보는 언론사와 기자다. 무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하지만, 후환이 두려웠던 P소장은 A기자에게 2차례에 걸쳐 소정(?)의 돈을 쥐어주고 일을 끝냈다는 후문.

    세종에는 행복도시건설 등 각종 개발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건설현장에는 소위 기레기(사이비기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사이비 기자 A씨의 사례만큼 큰 액수는 아니지만 소액의 금품 강취 건은 종종 들린다.

    경찰과 공무원·건설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세종시 상당수 공사현장에는 수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강매하거나 최소 수십만원의 떡값을 챙겨가는 기레기가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사들은 왜 기레기들에게 돈을 뜯길까? 그들의 답변은 간단하다.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만 환경이나 안전문제로 트집을 잡기 시작하면 상대하기 귀찮다. 해당관청에 불려다녀야하고... 경찰 등을 통한 법적해결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줘서 보내는 편이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사이비 기자들의 보복성 해코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사실 이 같은 세종시 공사장 금품 갈취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년전에는 골재생산업체를 상대로 14차례에 걸쳐 1,100만원을 갈취한 대전지역 모 인터넷 매채 K씨 등 2명 구속됐다.

    또, 업체의 약점을 빌미로 수십~1천만원을 챙긴 ‘기레기’ 16명이 경찰에 불구속 송치되는 등 대대적인 ‘정화활동’이 진행된 바 있다.

    그런데 2년전 충격요법은 왜 효험이 없어졌을까.

    그건 아마도 자정노력에 무관심한 일부 사이비언론과 건설현장의 귀차니즘이 합작한 결과물일 수 있다. 

    일부 언론사는 파렴치한 범죄로 형을 받은 사람을 내치기는커녕 버젓이 ‘스카우트’해서 기자신분증을 맡긴다.

    일부 사이비기자는 해당언론사에서 퇴사후 인터넷언론을 차린 뒤, 공사현장을 감시감독(?)하는 일을 쉬지 않는다.

    정론직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상식과 정직·보편적 도덕성마저 포기한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기만 하면 ‘아무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불가한 노릇이다.

    2년전 사이비 기자들을 수사했던 세종경찰서 관계자의 당시 사건 브리핑 내용이 아직 생생하다.

    “현재 세종시에 247개 언론매체가 활동하는 등 난립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공사현장이 많은 여건을 감안하면 유사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각 언론매체의 자정노력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일부이긴 하지만 해당 언론사는 사회에 대한 감시·견제에 앞서, 자기회사 내부에 대해 먼저 감시하고 고쳐나가는 일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아울러, 건설현장 관계자들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개선하고, 기레기의 접근에 단호히 '노'를 외쳐야한다.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성장(?)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