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나를 버린 자가 나를 얻으리라
[어르신 고민 Q&A] 나를 버린 자가 나를 얻으리라
  • 임춘식
  • 승인 2018.10.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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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70평생을 살았지만 남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했기에 후회가 막심합니다. 나는 결코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손자녀들에게 기대를 가져 봅니다. 이들에게 덕담이라도 해 주고 싶은데 도무지 자신이 없습니다. (대전, 남)

A.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 노자(老子)의 도덕경 (道德經)을 보면 무사성사(無私成私)란 말이 나옵니다. ‘나를 버린 자가 결국 나를 얻으리라’는 말은 성공을 위해서는 사사로운 나의 마음과 의도를 버리라는 노자의 역발상 철학입니다.

성공은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성공에 대한 지나친 의도나 집착을 버리고 묵묵히 지금의 나를 몰입하고 열중하다 보면 결국 성공은 다가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 “그저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살다보니 성공해 있더라”는 말로 이해됩니다.

성공을 위한 의도적인 노력보다 지금의 일을 충분히 즐기고 살다보니 어느덧 성공이 다가온 것처럼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오히려 성공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말하는 성공은 내가 반드시 무엇을 이루려고 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성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고 묵묵히 지금 자신의 일에 묵묵히 몰입해 열중하다 보면 결국 성공이 다가옵니다.

인간사에는 늘 어려움과 재난이 있기 마련인데 지난 인물 중 가장 인기 있고 명성 있는 훌륭한 인물들을 찾아보면 그 명성 뒤에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소설 ‘마지막 잎새’를 쓴 그 유명한 미국의 오 헨리(O. Henry, 1862-1910)는 시골 은행원 출신인데, 재직 시에 부정 지출한 일 때문에 옥살이 하고  반전이 있는 짧은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명성을 얻었습니다.

미국 코미디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봅 호프(Bob Hope 1903-2003)는 젊은 시절에는 이름 없는 권투 선수로서 한 달에 겨우 200불 버는 가난뱅이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 100세는 유명한 희극배우일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 즐겁게 하는 사람)로 올라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라는 그 유명한 음악가는 어떠했는가?  음악의 최고봉 중 한 사람인 그는 관현악곡·교회 음악·실내악·피아노곡 등 명작이 많은데, 특히 리트(독일 가곡)에 뛰어난 작품이 많으며, 19세기 독일 리트 형식의 창시자입니다.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긴 채 31세로 병사한 그는 가난과 타고난 병약함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600여 편의 가곡, 13편의 교향곡, 소나타, 오페라 등을 작곡했으며, 가곡의 왕이라고 불립니다. 그는 가난에 지쳐 31세에 죽었던 그야말로 불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피아노 한 대 없는 음악가였지만 ‘아베마리아’같은 유명한 곡을 남겼습니다.

어쨌든 이들이 얼굴과 직업을 바꿀 때마다 얼마나 번민하며 괴로워했겠는가? 그들은 역사의 엄연한 주인공들입니다. 결국 자신을 버렸기에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서양의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면 꿈과 목표를 이루고, 부자가 되고, 출세하라고 요구합니다. 어쩐지 열심히 아등바등 살라고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양의 자기계발은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먼저 의를 생각하라고 요구합니다. 즉, 전체를 생각하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먼저여야 합니다.

결국 서양의 자기계발이 무엇이 되게 하는 것이라면, 동양의 자기계발은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 내려놓으면 오히려 더 빨리 성공하고, 더 높게 성공하고, 더 멀리 성공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노자는 이에 대해 무사성사(無私成私)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되려고 아등바등 사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알차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훨씬 더 위대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으면 삿된 마음이 사라지고, 남을 믿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마음이든 물건이든 남에게 좋은 것을 주면 준만큼 더 좋은 것이 나에게 채워집니다. 좋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좋은 말이 떠오릅니다. 좋은 글을 쓰면 쓸수록 그만큼 더 좋은 글이 나옵니다. 그러나 눈앞의 아쉬움 때문에 그냥 쌓아 두었다가는 상하거나 쓸 시기를 놓쳐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좋은 말이 있어도 쓰지 않으면 그 말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고 더 이상 좋은 말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중에 할 말이 없어질까 두려워 말을 아끼고 참으면 점점 벙어리가 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퍼낸 만큼 고이게 마련입니다. 나쁜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나쁜 것이 쌓이고 좋은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좋은 것이 쌓입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없습니다. 기쁨이 없다는 이야기는 결국 행복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움켜쥘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이라는 정상에 이미 올라가 있습니다.

남이 ‘주는 것’, ‘해 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감사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란 없습니다. 어쨌든 되게 오래 살 것처럼  행동하면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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