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다행이라는 생각에서 멈춰선 안 된다
[청년광장] 다행이라는 생각에서 멈춰선 안 된다
  • 명정현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 승인 2018.10.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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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현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명정현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굿모닝충청 명정현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오랜 협상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마무리됐다. 사실 이번 개정협정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됐다. 불과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해 나쁜 협정이라 폄하하고 폐기를 공언하면서 거칠게 압박했다. 실제로 협정 종료를 통보하는 서한에 대통령 서명만 남았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미국이 대선 공약이었던 한미 FTA 재협상을 서둘러 밀어부쳤고, 우리는 북핵문제 등까지 겹쳐 미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어려운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은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고 상대의 요구를 잘 줄였다. 우리가 양보한 측면이 커 보이긴 해도 엄연한 힘의 불균형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자동차산업에 집중했다.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시기를 기존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연기했다. 한국의 안전기준에 미달해도 미국 기준만 충족하면 한국에 수출할 수 있는 미국산 자동차 수출쿼터를 업체당 연간 2만 5000대에서 5만대로 늘렸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픽업트럭에 대해선 미국이 다른 나라에도 이 정도 관세는 유지하고 있다. 또한 픽업트럭을 제외한 자동차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국내로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입량 한도 확대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자동차 3사의 한국 수출량은 총 1만 9천712대로 현재 한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투자자ㆍ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를 악용한 중복소송 금지규정 등을 새로 넣으며 통상 분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실리를 챙겼다.

그러나 안주하기는 이르다. 개정안엔 미국이 새로 추진 중인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의 한국 적용 여부가 빠져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FTA 자동차 부문에서 우리의 양보는 이와 같은 관세폭탄을 피해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사항대로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한 마당에 자동차에 대해 추가로 관세나 쿼터 제한을 추가로 받게 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관세를 매기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한국차는 미국 내 판매가 급감할게 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를 요청한 것도 그런 고충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경제, 안보 등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나라다. 이미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제를 관철한 바 있는 미국이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가 못할 일이 아니다. 경계를 늦출 때가 아니다. 중요한 상대일수록 놓치는 부분이 없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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