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노무현-김대중-문재인-트럼프… ‘그는 그런 사람이다’
《특별기고》 노무현-김대중-문재인-트럼프… ‘그는 그런 사람이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10.11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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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검토와 관련, "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셈이다.

그는 이날 한국 정부가 대북 외교 공간을 넓히기 위해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를 검토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의 긴밀한 대북 정책 공조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에 남북관계 진전을 맞추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미의 통일된 대북 대응이 중요하다 해도, 주권 국가의 정책 검토에 ‘승인’을 언급한 것은 지나친 오만함의 표현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온라인에서 활발한 시사비평을 벌이고 있는 유경근 시민 자유기고가는 11일 자신의 견해를 담을 칼럼을 본보에 기고해왔다. 그가 작성한 칼럼을 그대로 옮긴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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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시민 자유기고가
〈유경근 시민 자유기고가〉

그는 그런 사람이다.

모두가 분노와 슬픔에 빠져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 때 그 복수의 정점에 있던 이에게 머리를 숙였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우리보다 백만 배 더 높다면 높은 사람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당신의 몸 반쪽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끼셨다고 했다. 아마도 그는 온 몸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노무현은 그의 평생 삶의 동지였다. 많은 이들이 이 모습을 보며 피눈물을 삼켰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그 자신의 극한의 감정조차 통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평생 정치적 동지를 당신이 원하는 대로 국민들의 품에서 탈 없이 조용히 떠나보내고자 했다. 그는 그 무거운 책임감을 묵묵히 수행했다.

'9시 30분경 돌아가셨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담담히 국민들에게 발표했다. 그 말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못한다. 나는 정말 못한다. 그는 장례식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홀로 숨이 넘어갈 듯 울었다. 그는 고통보다 더 아픈 슬픔을 참아내며 책임감을 지킨 사람이다.

"정치 쪽은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직접적 정치 참여를 극도로 꺼려했다. 노무현의 권유조차 박차고 도망갔었다. 그를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그는 더 높은 산으로 도망갔다.

그런 그가 정치를 시작했고 끝내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이 극도로 싫어했던 일,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면서 그토록 자신과 맞지 않다고 선언했던, 바로 그 정치라는 일을 너무도 준비된 사람처럼 잘 하고 있다. 그는 지금 어쩌면 가장 불편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가 가장 불편한 이 일을 가장 훌륭하게 해 내고 있는 것은 바로 막중한 책임감 때문이다.

'내 승인 없이 안 된다.'

트럼프가 속내를 드러냈다.

가장 앞서는 것이 분노다. 가장 쉬운 것이 비판이다. 나도 욕부터 바로 나왔다. 반미자주라도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백원우 의원이 "이명박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외치듯 "트럼프 어디서 평화를 지껄여!"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저 말을 이미 수십 번 들었을 것이다. 그는 왜 우리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그는 사시를 패스한 후, 안기부 직원 앞에서도 ‘나의 행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할 만큼 결기 넘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반도의 평화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절대 간과하지 않았다. 그 평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북미간 대화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오늘의 일에 너무 분노하지 말았으면 한다. 다만 모두가 기억하자. 미국의 저 오만함을. 그리고 저 오만함을 견뎌내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책임을 다한 이 나라의 지도자인 바로 이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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