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과거 신문물의 유입 또는 전파를 위한 관문 역할을 했던 내포(內浦)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고, 후대에 전하기 위한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내포박물관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선점에 나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지난 10일 도의회에서 열린 ‘반출문화재 실태조사단’(단장 도의회 김연 문화복지위원장) 중간보고회에서 본격 대두됐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금동관세음보살좌상(불상) 환수 노력과 법적 다툼 상황에 대해 설명한 뒤 “될 수 있으면 우리 지역을 벗어나지 않은 곳을 선정해 (보관을) 제안하고자 하는데 그런 시설이 없었다“며 ”내포지역에 박물관 하나 없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수덕사 정범 스님은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과연 이런 대접을 받았을까 싶다”며 “공주와 부여에는 그나마 왕궁유적으로 인해 박물관이 세워졌지만 내포지역에는 도청이 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대 의회에서부터 그 필요성을 주장해 온 김연 위원장(민주, 천안7)은 “충남도서관 옆에 조성 예정인 도립미술관은 원래 박물관으로 돼 있었다”며 “현재는 문화재를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추세가 강한 만큼 내포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야산역사문화연구회 이기웅 회장도 지난 4월 <굿모닝충청> 칼럼을 통해 “내포지역 삽교만과 천수만 일원에 발달한 포구와 진은 백제가 바닷길을 통해 중국과 교역한 관문이다. 백제사에서 내포지역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라며 “당진‧서산‧태안‧예산‧홍성‧보령 등 내포지역에 산재된 문화재의 관리‧보존‧활용을 위해 국립박물관 혹은 도립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맹정호 서산시장은 인접한 홍성군, 예산군과 연계한 광역 정책사업으로 내포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맹 시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산은 보원사지, 부장리 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수많은 문화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실이나 박물관이 없어 다른 지역 박물관 수장고에서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내포박물관 건립은 서산을 비롯한 내포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보관하고 전시함으로써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 시장은 또 “내포박물관 건립을 충남도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며 부지 제공 또는 예산 분담 의지를 밝힌 뒤 “국립박물관의 경우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단계적으로 지역 박물관에 이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내포지역을 대표하는 유일한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는 “충청도에서 내포가 가장 좋다…가야산(伽倻山)의 앞뒤에 있는 10고을을 함께 내포라 한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가야산 일원에는 “2명의 왕을 배출할 명당(二代天子之地)”이라는 남연군묘와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 마애삼존불상(국보 84호)을 비롯해 100여개의 사찰터가 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