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내야석 2층 한 장당 15만원 인데, 살 건가요, 말 건가요?”
19일 가을야구로 축제분위기인 한화생명이글스파크(대전 중구 부사동).
야구장 근처 인적이 드문 곳에 기자가 서있자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자꾸 주위를 살피는 이 남성은 “표 필요하세요?”라고 물었다.
두 장이 필요하다는 기자의 대답에 “얼마 생각하세요? 내야 2층 지정석은 15만원, 외야 자유석은 5만원인데 사실건가요?”라고 재차 물었다.
기자가 고민하는 척하자 암표상은 “만 원 깎아드릴게요”라며 재차 구매를 요구했다.
넥센히어로즈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첫 홈경기가 열리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으나 암표상들이 찬물을 끼얹고 있었다.
암표상들은 정상가인 내야 2층 지정석 2만 5000원 보다 약 6배 비싼 13~15만원, 외야 자유석 1만 5000원보다 약 4배 비싼 5만원에 암표를 각각 팔고 있었다.
서울시민 이 모(54)씨는 “남편이 ‘취소표라도 구해서 보겠다’고 해서 대전까지 왔다”며 “암표상에 표를 알아보니 13만원 달라고 해 사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전 중부경찰서의 단속 예고에도 암표상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견은 꾸준히 나왔다.
지난 17일부터 진행된 준플레이오프 경기예매는 1차전이 15분, 2차전이 20분 만에 매진됐다. 심지어 3선승제로 경기가 열리지 않을 수 있는 5차전마저 10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혹시나’란 마음으로 취소표라도 구하기 위해 이날 아침부터 야구장을 찾았으나 표도 구하지 못한데다 암표상의 배짱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한화이글스 팬 송 모(56) 씨는 “내야 2층 지정석을 15만원에 판다던 암표상이 경기 시간이 임박해지자 재차 다가와 10만 원에 판다고 했다”며 “분명히 경찰이 단속을 한다고 했는데도 암표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울상인 한화 팬 사이에서도 예매에 성공한 팬들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기념품 가게와 푸드트럭 앞에는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한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 모(27)씨는 “친구들과 함께 예매를 시도했는데 운 좋게 성공했다”며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오늘 한화가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