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격려는 영혼의 산소
[시민기자의 눈] 격려는 영혼의 산소
  • 홍경석
  • 승인 2018.10.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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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시민기자
홍경석 시민기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공부 잘 하길 소망한다. 그래서 자녀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하면 그 부모는 도둑질만 빼곤 그야말로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든다. 이 같은 정서와 기류는 교육만이 미래의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필자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극심한 가난을 겪었다. 따라서 배우고 싶었어도 돈이 없어 배울 수 없는 극명한 아픔까지를 내상(內傷)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공유 덕분일까, 동창회에 나가면 소위 명문대를 갔거나 졸업한 자녀를 둔 친구가 가장 상석(上席)에 앉는 호사까지를 누린다. 이는 그만큼 자녀교육의 중차대함을 새삼 상기코자 하는 일례(一例)를 든 것이다.

경찰이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인 쌍둥이 자매를 피의자로 전환했다. 피의자(被疑者)는 범죄의 혐의가 있어서 정식으로 입건되었으나, 아직 공소 제기가 되지 아니한 사람을 뜻한다.

반면 참고인(參考人)은 범죄 수사를 위하여 수사 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사람 가운데 피의자 이외의 사람을 의미한다. 증인과는 달리 출석이나 진술이 강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와 참고인의 차이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숙명여고 시험 문제지 유출 의혹사건은 학교의 명예까지 실추시켰음은 물론이며 쌍둥이 자매와 그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까지를 궁지로 추락하게 한 부정(父情)의 부정(不正)이라는 이기심이 불러온 당연한 결과였다.

이 사건이 표면화된 것은 이 학교 교무부장의 쌍둥이 자녀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급격하게 올라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학생의 성적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하늘로 비상하듯 그렇게 껑충 뛰어오를 수 없다.

더욱이 불과 1점 차이로도 성적이 뒤바뀌는 치열한 경쟁의 현실에서 느닷없는 전교1등으로의 부상은 당연히 해당 학생과, 그들의 입소문에서 기인했을 학부모들의 집단 의구심으로까지 발전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무부장 아버지의 그릇된 이기심이 그만 두 딸의 진로까지 망친 셈이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지금 이 시간 역시 다만 한 점이라도 더 올리고자 고군분투에 이어 수면부족에까지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필자의 고3 조카 역시 이 범주에 속해 있다.

올 들어 단 한 번도 녀석의 얼굴을 볼 수 없었는 것은 소위 명문대를 가고자 하는 녀석의 당찬 의지가 불러온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다. 이 즈음이 되면 전국의 사찰과 교회, 성당 등지에서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기도가 줄을 잇는다.

이는 자신의 자녀가 부디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길 염원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한데 이러한 바람이 성취되려면 평소의 정직한 실력이 담보되어야 한다. ‘정직은 일생의 보배다’라는 격언도 있듯 정직한 행동을 해야만 실패가 없는 법이다.

다른 수험생들은 일각이 여삼추로 정직하게 공부하고 있을 때 쌍둥이 자매는 피의자까지 되어 경찰에 출두하자면 과연 무슨 생각이 들까? 그러느라 공부는커녕 자칫 모든 걸 놓아버리고픈 극단적 충동까지도 불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예부터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고 했다. 또한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라는 말도 있다. 이 얘기는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본받아서 따라한다는 뜻이기에 교육적 차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에서 부모가 자녀의 성적 신장을 위해선 도둑질만 빼곤 다한다고 적시하였다. 하지만 이는 다만 추상적 개념의 레토릭일 따름이다. 부모가 도둑질, 아니 그보다 더한 부끄러운 짓을 하여 교도소에 간다면 그 자녀는 어찌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겠는가.

필자의 조카를 올해 내내 볼 수 없었던 이유는 조카가 누나, 즉 필자의 딸을 보고 배운 데 따른 녀석의 치열한 승부욕이 그 동기를 구축했지 않았나 싶다. 딸은 학생 시절, 학원 한 번 가지 않았음에도 명문대에 합격했다.

다른 비결은 없었고 오로지 초지일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런 딸에게 우리 가족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소소한 격려(激勵) 뿐이었다. 그랬음에도 딸은 스스로 아람(충분히 익어서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열매)이 되었다.

격려는 영혼의 산소이자 성적 향상의 비료다. 반면 시험 문제지 유출 사건은 다시 있어선 안 되는 정말 큰 범죄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철옹성이자 ‘난공불락의 안시성’이 되어야만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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