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양승숙 전 장군 영이 서겠나?
[노트북을 열며] 양승숙 전 장군 영이 서겠나?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점수 높여 채용, 도민 눈높이에 안 맞아…스스로 결단해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8.10.30 14: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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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여성정책개발원(개발원) 원장 채용이 뒷말을 낳고 있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충남여성정책개발원(개발원) 원장 채용이 뒷말을 낳고 있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개발원) 원장 채용이 뒷말을 낳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면접시험 결과 커트라인(80점)을 넘지 못한 사람의 점수를 올려줘 결과적으로 원장에 채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도 지휘부가 ‘복수 추천’ 규정을 근거로 후보자 3명에 대한 점수를 같은 비율로 올려 줄 것을 임원추천위원회에 주문한 정황도 파악되고 있다.

80점 이상이 나온 사람은 외부 전문가 1명밖에 없었는데, 이처럼 점수를 올려줌으로써 3명 모두 추천될 수 있었고, 그에 따른 혜택(?)이 양승조 지사와 가까운 양승숙 전 장군에게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양 전 장군은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양승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여성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민선7기 초대 정무부지사(현 문화체육부지사)로 거론될 정도로 양 지사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 이창수)과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 장진)이 잇따라 논평을 발표하고 “측근·정실 인사가 발호하면 도정이 흔들리고 공직사회가 동요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뼈저린 교훈”이라거나 “특혜 시비가 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양 전 장군이 처음부터 80점 이상을 받았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복수 추천’이라는 규정을 지키기 위한 행정상의 절차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80점이라는 커트라인을 넘지 못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거란 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장군’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여성정책 전문가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을 것이다.

개발원이 커트라인을 둔 이유는 성평등 도정 확산과 지역여성 역량 강화 등 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질을 챙기기 위함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점 이상을 받지 못했다면 임원추천위원회가 ‘보는 눈’이 없거나, 양 전 장군의 자질이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자체도 문제다. 독립성이 생명일진데, 위원장은 양 지사의 인수위에 참여했다가 도 산하 공공기관장에 임명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양 지사의 지시나 의중이 별다른 제어장치 없이 임원추천위원회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럴 거면 임원추천위원회를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양 지사의 말처럼 도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공공기관장에 임명되는 것은 일정부분 필요하기도 하고, 공감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리한 일이 벌어지거나, 도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은 고스란히 양 지사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양승조 지사가 강조하고 있는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저 정도 인물밖에 없나 싶을 때도 종종 있다.
양승조 지사가 강조하고 있는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저 정도 인물밖에 없나 싶을 때도 종종 있다.

돌이켜보면 민선7기 들어 이해 안 되는 인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멀쩡한(?)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꾸고, 정무기능 약화 우려를 의식해 연봉 7300만 원짜리 정무보좌관(4급 상당)을 두기로 한 것이다.

그럴 거면 3선 서천군수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낸 나소열 부지사를 왜 그 자리에 앉혔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나 부지사가 문화‧체육 분야 전문가도 아닌데 말이다.

또 하나, 공공기관장은 물론 심지어는 팀장(5급) 채용 공고라도 나면 “누가 거기 간다더라”라는 얘기가 먼저 나온다는 것이다. 역으로 “내가 그 자리에 간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도의 인사시스템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도정을 비웃는 거나 마찬가지다. 양 지사가 강조하고 있는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저 정도 인물밖에 없나 싶을 때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찌해야 할까? 양 전 장군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갈 성질의 일이 아니다. 도정의 부담도 너무 크다. 임기 후반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레임덕을 초래할 일이다.

이대로 취임해 개발원을 이끈다 해도 과연 영(令)이 설지 의문이다. 양 전 장군의 역량이라면 다른 모습으로도 얼마든지 도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양 지사의 핵심 공약인 육군사관학교 유치가 대표적이다.

양 지사 역시 ‘내 사람’에서 벗어나 진정 도정을 위해 필요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먼저 생각해 줬으면 한다. 어느덧 양 지사의 ‘허니문 기간’도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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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박멸 2018-10-30 15:05:48
아주 좋은 데스크 칼럼입니다
양승숙 문제 뿐 아니라 지금 양승조가 임명한 사람들 댑부분이 전라도 사람인것도 문제입니다
또한 타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도 양승조 캠프에서 선거자금을 모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양지사는 의원시절 입법로비 대상자로 고발까지 되었는데
그 당시 관계인이 버젓이 임원추천위원장으로 있다니
정말 무능하고 비젼도 없이 뭔 대권운운하는지
한편의 코미디를 보고 있는 작금의 충청남도 양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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