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밀알’이 된 ‘아름다운 기부’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밀알’이 된 ‘아름다운 기부’
2010년 故 조천식 옹 기부금으로 설립, 융합연구·통섭형 인재 양성 등 결실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8.10.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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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원장.
김경수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원장.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국내·외 이공계 인재들의 산실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신성철)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이 미래 융합인재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융합연구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토교통부의 스마트교통 연구과제에서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첨단교통 분야 통섭형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밑거름이 된 것은 8년 전 한 독지가 부부의 ‘아름다운 기부’다.

지난 2010년 KAIST에는 커다란 씨앗이 심어진다.

한국은행 이사와 은행감독원 부원장, 한국정보통신 대표를 지낸 故 조천식 옹과 부인 윤창기 여사가 미래인재 양성을 소망하며 평생 모은 150억 원을 KAIST에 기부한 것이다.

조 옹의 기부금은 같은 해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으로 싹을 틔웠다.

건물을 짓거나, 소모성 투자가 아닌 대학원을 설립해 고귀한 기부의 뜻을 피워내겠다는 의지에서다.

김경수 대학원장은 “많은 대학들이 기부금을 자산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국내 기부문화의 현실”이라며 “기부금으로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학과를 만들어 기부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는 사례는 KAIST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KAIST 문지캠퍼스 진리관 1층에 있는 故 조천식 옹과 부인 윤창기 여사 부부 흉상.
KAIST 문지캠퍼스 진리관 1층에 있는 故 조천식 옹과 부인 윤창기 여사 부부 흉상.

대학원에서는 7명의 전임교수와 3명의 연구교수, 4명의 겸임교수을 비롯해 기계, 전기전자, 건설환경 등을 전공한 국내·외 최상위권 70여명의 학생들이 저탄소, 고효율 미래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명칭도 기부자의 이름을 사용했다. 유럽 등에서는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기부문화가 재산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역사로 전달되는 차원으로 승화됐다는 의미다.

조 옹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의 밀알이 된 것이다.

김 대학원장은 대학원 운영 제1의 원칙을 ‘미래 교통분야 융합인재 양성’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 연구실의 벽을 허문 ‘오픈 랩’이다. 기존 폐쇄적인 작은 집단들의 연구 방식을, 융합형 환경으로 바꾼 것이다.

10명 남짓이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해오던 연구형태가 50-60명이 개방된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융합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학원장은 “폐쇄적 공간에서의 연구는 지도교수의 지식만을 전달받아 전공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리더십과 품성까지 갖춘 통섭형 인재로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자유롭게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융합형 연구환경은 통섭형 인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학문적 성과와 인격적 성장을 함께 이루는 데 도움이 돼 사회에서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대로 이어져 온 폐쇄적인 KAIST의 연구 문화를 감안할 때, 혁신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대학원의 혁신은 신성철 총장이 강조하는 ‘CCC’ 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3개의 연구 랩이 입주해 있는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3층 학생 연구실.
3개의 연구 랩이 입주해 있는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3층 학생 연구실.

김 대학원장은 “남들이 못한 연구(Challenge), 남이 하지 않은 연구(Creativity), 다른 사람에 대한 보살핌(Care)을 통해 인격체를 키워내야 한다는 뜻이다”라며 “KAIST를 전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철학이라 생각한다”고 대학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학원의 혁신은 ‘공동지도교수제’, ‘오픈 랩 공동 세미나’, 학생들의 ‘창의 모험 연구’, ‘전체 학생 프로젝트’ 등까지 확대돼 있다.

7명의 전임교수별로 2명의 학생을 참여시켜 14명으로 구성된 ‘GT전기자율차융합연구팀’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기자율차와 도로에 지능을 부여해 위험요소를 풀어내보자는 연구 프로젝트다.

이 같은 혁신과 노력은 국가 연구과제를 통한 성과 창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160억 원 상당의 국토교통부 과제도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과제는 경유차인 택배트럭에 전기차 기술을 접목해 미세먼지와 연비를 절감하는 융합기술 프로젝트다.

현재 KAIST 내 도로에서 실증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제주도 측의 제안으로 올 12월 5일 제주도에 개관 예정인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 연구센터’에서 도로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학원장은 제주 센터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친환경 교통 및 전기·자율차의 메카로 만들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내년 말이면 국토부 승인 차량이 시험 주행을 시작하고, 2020년에는 실제 주행도로 평가를 거친다.

5명의 교수와 20여명의 학생들을 비롯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사업화를 전제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과제를 수주해 연구 중인 친환경 택배트럭.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과제를 수주해 연구 중인 친환경 택배트럭.

김 대학원장은 “현재 생계형 택배트럭이 280만대, 매년 10만대가 신규로 등록되고 있다”며 “1년 동안 기획연구를 진행했다. 결과가 상용화로 이어지면 저렴한 개조비용으로, 환경문제와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국토부 프로젝트가 대학원 설립 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융합연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섭하지 않는 인간은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사회에서 리더가 되려면 과감한 결단력과 통섭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지식만이 다가 아니다.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에서는 융합연구와 오픈 랩, 다양하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력있고 인간성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것이 조천식 선생 부부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는 첩경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학원장은 KAIST에서 기계공학 학부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LG전자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를 거쳐 제어로봇 시스템 학회, 자동차공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의 미래교통 및 도시개발 최고위과정(ATU). 여성CEO 등 4기 동문을 배출했다.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의 미래교통 및 도시개발 최고위과정(ATU). 여성CEO 등 4기 동문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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