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정부의 직무유기
[시사프리즘]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정부의 직무유기
  •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 승인 201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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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굿모닝충청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미취학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답답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공교육의 첫발을 내딛게 될 영ㆍ유아들의 교육 시설인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국가의 만5세 이하 전면 무상교육 실시가 시작된 지도 16년이 훌쩍 넘어섰는데도 말이다.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담당하는 영ㆍ유아 교육이 의무교육으로 편입됐음에도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정부는 지난 2002년 만5세 무상교육 전면 실시를 앞두고 미취학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환호성을 자아낼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만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 확대 실시에 따른 교육수요에 대비하고, 유치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3~5학급 규모 약 150명 정도의 원아를 수용할 수 있는 단설유치원 설립계획은 교육관련 단체와 학부모 단체들로 하여금 사교육에 의존했던 유아교육 정상화의 방안으로 인식되면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당시에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의 반대는 거셌다. 한유총은 “현재 병설유치원도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보다 규모가 큰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는 것은 공립유치원 교사들을 원장과 원감으로 승진시켜 국가의 예산을 낭비하는 현상만 초래한다”며 단설유치원 설립 철회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단설유치원 설립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데도 불구하고 극히 일부분의 아이들만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공립 단설유치원이 설립되면 사립유치원의 존폐위기를 불러 올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아교육 평등권 침해’, ‘무상교육 확대 없는 단설유치원 설립 반대’ 등이 이들이 내건 주요 구호이기도 했다. (지난 2002년 7월 27일 <“유아교육 정상화 유일한 방안”vs“유아교육 평등권 침해”> 제목으로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기사 중 일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사건을 접하며 지난 2002년의 기억이 떠올리게 된 것은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울분 역시 그대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사립유치원에 있다. 모든 유치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번 감사 결과 상당수의 사립유치원들이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야 할 정부의 공적 자금을 사적 유용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앞서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을 두고 유치원의 존폐와 국가예산 낭비라며 반대했던 대다수 유치원들은 스스로 국가 예산을 유용하고, 유치원의 존폐 위기로 내몰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도 또 다시 아이들을 볼모로 국가와 국민들을 협박하고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책임을 불법을 저지를 유치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의 태도에 있다. 정부의 직무유기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 정부는 최근 유치원 회계 비리 논란의 해결책으로 2020년까지 1000개 학급의 국, 공립 유치원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전체 유치원 수용률의 40% 수준이다. 국민이 아닌 사립유치원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정부의 태도 변화가 주목되긴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정부 정책이 표류했던 지난 16년 동안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됐다. 정부의 국공립 유치원 확대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경감하는 차원이 아니다. 국민들의 보편적 교육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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