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정부의 한시 유류세 인하 조치가 6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대전지역 자영주유소와 시민들이 기름 값을 두고 동상이몽에 빠졌다.
자영주유소는 재고 소진을 이유로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싼 기름 값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주유를 하거나 부랴부랴 직영주유소로 핸들을 튼 모양새다.
이날 대전 서구의 A주유소는 휘발유를 1ℓ당 1685원, 경유를 1ℓ당 1485원에 각각 판매했다. 같은 지역 B주유소에선 휘발유는 1651원, 경유는 1449원에 각각 팔았다.
전날과 비교해 두 자영주유소의 기름 값 변동은 없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 자영주유소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역 주유소의 유류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ℓ당 1683원, 경유 1ℓ당 1484원의 수준을 보였다.
전날 휘발유가 1690원, 경유 1496원이긴 하나, 이 통계에는 대형주유사가 직접 운영, 정부 조치에 따라 가격을 내린 직영주유소가 포함돼 있다.
직영을 제외한 자영주유소만 놓고 본다면 기름 값은 사실상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름 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이유로 자영주유소 운영자들은 ‘재고소진’을 꼽았다.
A주유소 운영자 김 모(45)씨는 “오늘은 손님 몇 분이 ‘유류세 인하했는데 왜 비싸게 판매하냐’고 묻고 가셨다”며 “이미 사둔 재고가 있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기름 값을 낮출 생각은 없다”라고 전했다.
B주유소 운영자 정 모(38)씨는 “재고 소진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릴 듯싶다. 어느 정도 재고가 빠질 때에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고소진에 따른 기름 값 인하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시민들은 각자의 방법을 찾았다.
운전자 양 모(27)씨는 “기름 값이 싸질 거라고 엄청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영업직이라 기름을 넉넉하게 채워두는 편이다. 일주일 정도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니 그때까지만 조금씩 주유해서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31)씨는 “직영주유소는 시중 주유소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 그래도 근처 직영주유소를 부랴부랴 찾아 기름을 넣었다”고 전했다.
대전지역 한 직영주유소 관계자는 “평소보다 시민들이 더 많이 와 기름을 넣은 거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