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청년들이 ‘그려’갈 내일을 기대해 주세요!
아산청년들이 ‘그려’갈 내일을 기대해 주세요!
협동조합 ‘그려’ 임미소 이사장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8.11.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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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로 지방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면서 지역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청년들을 품기 위해 다양한 시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청년들의 발길을 붙들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청년들이 나서 청년들 스스로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천안의 경우 ‘청년협동조합 천안청년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고 아산의 경우 올해 2월 처음으로 청년협동조합이 생겼다. 협동조합 ‘그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명함을 건네며 수줍게 웃는 임미소 이사장을 만난 건 아산시 장미마을에 위치한 그려 사무실에서였다. 2월에 정식으로 협동조합을 만들며 얻게 된 ‘이사’ 직함이 아직은 어색하다는 스물여덟 임미소 이사장.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임미소 이사장
임미소 이사장

“협동조합 ‘그려’를 소개해 달라”
‘그려’는 아산에 거주 중인 청년 6명이 함께 만든 협동조합이다. ‘그려’라는 명칭은 충청도 말 ‘그려’와 그림을 그리다 할 때 ‘그려’를 동시에 떠올릴 수 있도록 지었다. 긍정의 이미지와 무언가를 그려나간다는 뜻을 모두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 중 5명은 아산시 청년위원회 1기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외암리 짚풀문화제 ‘청년놀장’을 준비하면서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걸 알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이런 활동들을 지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같이 고민하다 조합을 설립했다. 시작은 그렇게 5명이었는데 최근 조합원이 한명 더 늘었다. 뒤에 들어온 조합원은 평범한 직장인인데 우리가 만드는 ‘인절미 네트워킹’에 참여하면서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와서 함께하고 있다.

“협동조합 ‘그려’가 생긴 궁극적 목적이 있다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서 청년들이 살 부비고 살 수 있는 환경 즉, 생태계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내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나는 아산 출신이지만 수도권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아산으로 돌아와 활동을 하고 싶어도 설 자리가 없더라. 이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년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지역에서 우리가 할 게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서 무언가 재주를 가진 청년이 있으면 이들이 자신이 가진 재주로 살아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을 한 거다. 예를 들자면 청년이 가진 재주를 수업으로 연결시키면 수익이 발생하니까 그 또한 삶의 발판이 되지 않나. 그렇게 함께 부비고 살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그려’가 만들어 졌다.

“의도는 좋다. 그런데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몰랐는데 조합을 만드는 것 자체가 ‘돈’이 드는 일이더라. 청년들이다 보니 밑천이라는 게 없는데 조합을 만들기 위해선 출자금이 필요했다. 최저가 1인 5만원이라 출자금 25만원으로 시작을 했고 조합 운영을 위한 정관이나 법적 문제 또한 모두 우리가 스스로 했다. 업체에 맡기면 모든 준비가 일주일 안에 끝난다는데 우리는 무려 3개월이 걸렸다. 지금은 세를 내고 사용하는 사무실이 있지만 사실 몇 달 전까지는 사무실이 없어 회의 때마다 커피숍을 전전해야 했다. 사무실 내부도 모두 직접 꾸몄다. 돈이 없어 시작을 못한다고 하면 우스운데 우리가 그랬다. 다행히 아산시 청년정책 발굴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어 상금 250만원으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던데?“
우리가 해놓고도 놀란다. 사실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할 줄 몰랐다.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마을홍보 서포터즈, 청년농장, 인절미, 페스티벌 냉장고, 교육봉사... 정말 바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고민이 좀 된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데 수익사업은 안 된다는 것이다. 조합원의 나이가 26살부터 36살까지인데 이 정도 나이가 되면 경제활동을 하고 그에 맞는 수익을 가져가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최저 임금도 안 되는 돈을 번다. 물론 지금은 수익을 떠나 너무 재미있고 좋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수익 사업에 대해 고민 중이다.  

“현재 이뤄지는 수익사업은 어떤 게 있나?”
디자인을 하는 분이 계셔서 디자인으로 수익을 내기도 하고 기획 축제를 열어서 수익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축제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우리만의 약속이 있는데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무조건 시급 만원씩을 준다는 거다. 그렇게 해야 그 친구들이 우리와 함께 활동할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렇게 시급을 정해 놓으면 다른 축제가 생겼을 때 그 금액을 보편적으로 유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을 만원씩 주다보니 우리는 최저 시급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아직은 재미있어서 견딜만 하다.

“그려가 그려 가고 싶은 아산은 뭔가?”
청년문화를 그려가고 싶다. 청년문화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걸 이야기 하는 건 아니다. 한예로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혼자 사는 청년들이 모여서 반찬도 만들고 거기서 이불빨래도 하는 소소한 일상의 공간,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다. 지역에서도 할 일이 있고, 지역에서도 재미있는 삶이 있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 그게 우리가 그려가고 싶은 아산의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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