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을지대병원이 ‘3년 연속 파업’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을지대학교병원지부(이하 을지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14일 밝혔다.
을지노조는 지난 9월 파업권을 얻고서도 지난달 31일까지 자율교섭으로 파국을 피해보려 했지만 타협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 7일까지 사측의 요청으로 마지막 합의에 나섰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을지노조 신문수 지부장은 “대전지역 간호사 초임은 충남대병원은 3600만 원, 건양대병원이 3400만 원인 반면 을지대병원은 23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 때문에 올해 을지대병원 간호사 지원수준이 과거의 3분의1에 불과해 결원도 채우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신 지부장은 “900병상에 이르는 병원이 간호사가 부족해 700병상도 채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 병원의 현실”이라며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전국 최저 수준의 임금을 비롯, 열악한 근로조건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9일 마지막 교섭에 참여한 의료원장은 그동안 논의된 모든 내용을 뒤집고 ‘당신들 병원이 망하지 내 병원 망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과 함께 협상을 거부했다”고 규탄했다.
을지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15년 노조를 재설립, 2016년 18일간 파업, 지난해 48일간 파업사태를 겪었다. 2년 연속 파업 사태를 겪었다. 지난 7월 26일부터 시작한 올해 임단협에서는 파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그러나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와 교섭거부는 올해도 이어졌고 결국 3년 연속 파업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오는 21일 전 사측이 성실한 대화를 요청한다면 다시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이러한 노조 입장에 대해 병원 측은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병원과 노조는 지난해 노사합의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임금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무시한채 임금인상률을 대폭 올려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갑작스럽게 호봉제를 언급하며 임금 체계의 대대적 개선을 요구, 매년 7월 1일로 지정된 의료원 정기 임금인상시기를 3월 1일로 변경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노조가 무리한 임금 인상과 호봉제 및 임금인상시기 변경 등을 주장해 협상이 원천적으로 가로막힌 상황”이라며 “파업 사태를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