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을지대학병원이 최근 끊이지 않는 오진과 의료사고 시비로 시끄럽다.

주말이던 지난 8일 장모(28·여) 씨는 집안에서  17개월된 아이가 뭔가를 잘 못 삼키키라도 한 듯 컥컥거리며 토해 아이를 데리고 급하게 대전을지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장 씨는 의사에게 "아이가 뭘 삼킨 것 같다"며 증상을 호소하자 병원 측은 엑스레이(X-ray) 촬영을 하더니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며 장 협착증 진단을 내리고 관장을 시킨 뒤 약을 처방해 환자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아이가 열이 40도까지 오르자 장 씨는 오전 10시경 을지대병원을 다시 찾았다.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높게 나오자 의료진은 어딘가 염증이 있다고 판단하고 입원을 시킨 뒤 엑스레이를 다시 찍더니 "식도에 뭔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장씨가 "어제 찍었을 때는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의사는 어제 찍은 엑스레이를 다시 확인하더니 "분명 이물질이 찍힌 것이 보인다"며 초기 진단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식도에 걸린 리튬전지. 자료사진.

을지대병원 측은 "소아 내시경 장비가 없다. 다른 병원으로 가봐라"며  '식도에 동전이 보인다'는 소견서 한장을 써줬다.

장 씨는 이것을 들고 가톨릭대 성모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검진 결과 식도에 리튬 전지(button type battery) 걸려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즉시 의료진은 소아내시경을 이용해 건전지를 제거했다.

하지만 문제는 리튬 전지가 오랜 시간 식도에 걸려 있으면서 부식된 상태여서 합병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현재까지 아이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단추형 리튬 전지는 삼킬 경우 몸 안에서 누전돼 조직에 전기적인 화상을 입히며 식도나 위장관계에 들어가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대와 식도, 혈관 등에 천공 등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조기에 제거하면 별 탈 없이 회복되지만 시간이 늦어지면 심각한 경우 대동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에서  리튬 전지를 삼킨 생후 13개월 된 아이가 이틀 만에 제거수술을 받았지만, 전지가 식도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대동맥에 손상을 줘 결국 사망한 사례도 있다.

장 씨는 "친정어머니가 항의했더니 '원칙대로 했으므로 사과할 수 없다'고 말해 한 인터넷 게시판에 내용을 올렸더니 의료진이 오늘 오후에야 사과하러 왔다"며 "처음 엑스레이만 제대로 봤더라면 합병증 걱정은 덜 수 있지 않았겠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을지대병원에서는 위의 사례 말고도 최근 의료사고로 의심되는 사고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최근에는 20대 임부가 수술 중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임신 중이던 A씨의 아이가 뱃속에서 사망, 병원 측에서 수술을 받던 중 과다출혈로 A씨가 사망했다.

이에 앞서 7월에는 이 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40대 남성 B씨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B씨는 지난 7월 수술 직후 회복 중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킨 뒤 혼수상태에 있다가 지난달 13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 측은 유가족이 의료사고를 주장하자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