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일본 노인들에게는 교도소가 천국이다
[어르신 고민 Q&A] 일본 노인들에게는 교도소가 천국이다
  • 임춘식
  • 승인 2018.11.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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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일본에는 노인교도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노인범죄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인데 그 실태 정도가 어떻습니까. 특히 독신 여성 노인들에게 교도소가 천국이 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듯합니다(남, 78).
 
A.
일반적으로 교도소를 가기 좋아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부에서 세금으로 공짜 밥과 의 식 주는 해결할 수 있지만, 아무리 독한 사람도 교도소에 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인간이라면 그런 곳에 절대로 출입을 해서는 안 됩니다. 평생 호의호식하며 잘 살던 사람도 그곳에 다녀오면 폐인이 됩니다. 명예를 잃게 됩니다. 그럴까요?

노인 범죄는 일본의 오랜 골칫거리입니다. 사회 변화에 부적응하고 고립된 노인들의 불안이 분노로 표출됐다는 분석입니다. 범죄율을 줄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인 범죄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법무성이 발표한 ‘2017 범죄백서’에 따르면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1997년 1만2818명에서 2016년 4만6977명으로 20년 사이에 3.7배 증가했습니다. 교도소에 고령자가 몰립니다. 그래서 노인 전용 교도소까지 생겼습니다.

2016년 입소자 2만467명 중 2498명(12.2%)이 65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1997년 596명(2.6%)보다 4.2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여성 수감자는 40명에서 363명으로 20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범죄제목이 과연 무엇이며 이는 무슨 연유일까?  무려 90%가 넘게 과자나 음료수 등을 자기가 사는 동네마트에서 교도소를 갈려고 절도하는 범죄이며 3천 원 정도를 훔치다 걸리면 일본은 2년 기준의 절도죄를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노인 범죄 증가 이유로 ‘사회 변화 부적응’이 꼽힙니다. 노인범죄 문제를 다룬 책 ‘폭주노인’(2008년)의 저자 후지와라 토모미는 “노인들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원인은 사회의 정보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젊은 세대조차 대응하기 벅찰 정도로 빠른 기술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들의 불안이 분노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회적 고립도 주된 원인입니다. 토모미는 “고령자 세대는 대부분 ‘개인방’에서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립에 익숙지 않다”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의 고독이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독거노인의 범죄 재범률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재범을 저지른 65세 이상 범죄자의 독신율은 2016년 기준 77.9%로 초범의 독신율(23.1%)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고령자 빈곤층 증가가 이유입니다.

어쨌든 요새 일본의 노인들, 특히 독신 여성 노인들에게 교도소가 천국이 되고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도둑질을 해 교도소를 가면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입니다.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7.3%로 이는 우리나라의 두 배에 해당합니다. 일본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수감자의 5분의1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입니다.

가족해체로 독거노인으로 소득 없이 가난하게 생활해야하고 거기에 질병까지 얻어 신음하게 되면 고독사로 사망하기 보다는 갈 곳은 오직 자신을 관리해주는 교도소뿐이라는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일본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고 있지만 최근 들어 여성 노인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 여성들이 사소한 도둑질을 해 교도소에 들어가면 같은 또래의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목욕 서비스와 화장실 이용 시 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훨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입니다. 이에 따라 독신 여성들을 중심으로 슈퍼마켓 등에서 좀도둑질을 해 일부러 교도소에 들어가는 여성 노인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교도소에 가면 사람들이 북적거려 외롭지 않고 자신의 건강까지 교도소에서 다 살펴주고 운동까지 시켜줍니다. 교도소가 노인들의 피신처로 바뀌고 있어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자유는 없지만 걱정꺼리도 없다는 것이 교도소를 찾는 노인들의 생각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일본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고 있지만 최근 들어 여성 노인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 여성들이 사소한 도둑질을 해 교도소에 들어가면 같은 또래의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목욕 서비스와 화장실 이용 시 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훨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수감자의 죄목은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대부분 좀도둑질로 교도소에 입소합니다. 이는 정부, 민간 부문 어디에서도 여성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와 연계해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부의 보살핌이 미치지 않는 지역은 여전히 교도소가 더욱 편리한 사실상의 요양원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일본사회의 실상이지만 일본보다 더 빠르게 아니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 사회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세계 초고속으로 다가오는 저출산, 고령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합심해서 그 지혜를 마련하지 못하면 그 재앙은 심각한 모습으로 우리 앞을 덮칠 것입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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