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5일 향년 97세로 별세,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6명으로 줄어들었다. 김 할머니는 끝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죄를 받지 못한 채 운명함에 따라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생존 위안부 피해자인 곽예남 할머니(94세)의 흐느낌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가뜩이나 폐암 4기에 이어 최근 피부세포암 수술 등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곽 할머니는 동료인 김 할머니의 비보를 전해 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다.
이날 곽 할머니가 크게 슬퍼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딸 이민주 씨는 그 이유를 “지난 2016년 12월 다른 피해자와 유족 21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모녀관계를 모함 또는 비방한 공지영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사건 등 두 가지 숙제가 전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생전에 가부간 결론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간절한 소망에, 어쩌면 불가능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며 눈물을 흘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를 피고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냈던 소송은 2년 가까이 단 한 차례 심리도 열리지 않았다. 이유는 상대인 일본 정부가 소장 수령을 계속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불기소(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 1년이 넘도록 담당검사만 몇 차례 바뀌어 배당되는 등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원고측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수 차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사과 및 피해보상과 공 작가로부터 훼손된 명예를 되찾고 싶어 하는 곽 할머니의 한 가닥 생전 소망이 어느 시점에나 가시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