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아름다운 공장, 산업단지 디자인거리 조성 등 인천의 노후 산업시설 환경개선사업이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통령 기관표창 3회 수상 달성과 세계 최고 권위 디자인상인 독일 iF(International Forum)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인천시는 17일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기네스북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현판식에서 이 같은 의미를 부여하며 자화자찬했다. ‘흉물’로 인식됐던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인 인천내항 7부두에 있는 ‘사일로 슈퍼그래픽’을 두고 내린 자체 평가다.
얼핏 사일로를 종이로 길게 말아놓은 것 같은 느낌으로 그려 놓아 이곳이 한 눈에 곡물 저장 창고임을 알 수 있게 하고, 마치 미국의 거대한 곡창 지대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 디자이너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손 의원은 “사일로가 마치 종이를 말아놓은 것 같이 특별해져서 인천시의 의도는 충분히 성공한 듯 하다”고 추켜세우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그는 이내 “다 좋은데... 한국의 자랑이 될 작업에 온통 영어 뿐, 한글이 안 보인다”며 “어디 구석에 있는데 제 눈에만 안 보이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그리고 이런 창의적인 작업에는 반드시 작가의 이름을 표시해야 한다”며 “누가 디자인했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작가가 말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디자인의 완성도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작품 내용에 한국적 콘텐츠가 전혀 없어 저는 아쉽다”며 “아직도 대한민국은 영어 앞에서 작아지는 나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실제 그림에는 영어 단어로만 표기돼 있어, ‘옥에 티’처럼 거슬리는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