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석탄 한 줌이 스물 넷 목숨보다 귀하다, 미안하다.”
[현장 르포] “석탄 한 줌이 스물 넷 목숨보다 귀하다, 미안하다.”
25일 故 김용균씨 충남지역 추모 문화제 열려… 집회 후 서부발전까지 행진
  • 지유석 시민기자
  • 승인 2018.12.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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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충남 태안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선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25일 오후 충남 태안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선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굿모닝충청 지유석 시민기자] 성탄절인 25일 오후 충남 태안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선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고 김용균 충남대책위가 준비한 이날 추모문화제엔 고김씨의 동료 노동자들 및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약 5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로 흰색 국화를 손에 들었다. 이 국화는 김씨의 동료들이 만든 것이다.

고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참여 시민들을 향해 "잘못되어가는 사회를 바로잡는데 힘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짧게 인사말을 전한 뒤, 서울로 향해 < JTBC뉴스룸 >에 출연했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까지 행진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까지 행진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소 본사 앞 헌화대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소 본사 앞 헌화대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추모문화제에선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충남시민사회 연석회의 유종준 공동대표의 말이다.

"이전에는 나이든 선배 노동자들이 숨졌는데, 지금은 후배 노동자들이 숨지는 상황이다. 선배들이 제대로 싸우지 못해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정의당 이선영 도의원(비례)은 "시의원이 아닌 엄마로서 나왔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나 역시 김용균씨의 엄마와 같이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다. 그 아들은 세상에 나가 큰 꿈을 펼치고자 하겠지만 막상 우리의 노동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금 우리가 바꿔내지 않으면 우리 뿐 아니라 우리 자녀들까지 똑같은 현실에 내몰리게 된다. 시민이 깨어서 법을 어떻게 바꿔내는지, 어느 당이 자본에 협력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그것이 내 아이, 내 가정, 우리 이웃을 지키는 일이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소 본사 앞 헌화대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태안서부발전소 본사 앞 헌화대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故 김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故 김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노동해방투쟁연대 준비모임의 배예주씨는 고 김용균씨에게 바치는 추모시를 낭송했다. 그 중 일부를 인용한다.

거대한 아궁이로 실려가는

4키로미터 석탄 컨베이어벨트

스르르 바닥에 떨어진

석탄 한 줌이

스물 넷 너의 목숨보다 귀하단다

불빛도 없는 탄 구덩이

너는 혼자

가쁜 숨 뿌옇게 쉬어대며

라인을 핥아야 했다

너보다 비싼 석탄가루를 주워야 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손에 국화를 들고 태안서부발전 본사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뒤 헌화대에 헌화하며 고 김용균씨를 추모했다.

故 김용균 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에 고 김 씨의 부모인 김해기(왼쪽) 씨와 김미숙(오른쪽) 씨가 참석했다.
故 김용균 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에 고 김 씨의 부모인 김해기(왼쪽) 씨와 김미숙(오른쪽) 씨가 참석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 충남지역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한 노동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노동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손에 들었다.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를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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