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치어리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야!”
40세 치어리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야!”
엄마들의 무한도전 아산 용연초 ‘신레볼루션’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8.12.2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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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아들! 못하는 게 어디 있어? 너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야!”

엄마 9년차가 되면서 잔소리의 빈도와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건 아이에게 하는 대부분의 잔소리가 ‘노력’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들고, 시작했다가도 힘들면 이내 포기해버리는 아이를 보면 엄마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잔소리인줄 알면서도 했던 말을 무한 반복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여기, 잔소리가 아니라 몸으로 ‘노력’의 필요성과 성과를 증명해 보인 대단한 엄마들이 있다.
평균연령 40세에 치어리딩에 도전한 아산 용연초 ‘신레볼루션’을 소개한다.  

아산 신도시 엄마들의 반란 ‘신레볼루션’ 
‘치어리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연상되는 그림이 있다. 그중 가장 선명한 건 ‘젊음’이다. 경기장의 꽃이라 불리는 ‘치어리더’도, 치어리딩 문화를 확산시킨 대학응원단도 결국 청춘들이다. 치어리딩 동작 자체가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현역 치어리더들 또한 30대 초반까지만 활동한다니 ‘치어리딩=청춘’이라는 공식을 쓴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터! 그런데 겁도 없이 왜 엄마들은 치어리딩에 도전한 걸까?

“학교에서 ‘학부모사업 지원비’가 나오는 게 있으니 뭔가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 것을 찾아보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부모들의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잖아요. 그래서 엄마들의 의견을 받아서 정적인 수업과 동적인 수업 하나씩을 정했어요. 그 중 동적인 수업이 치어리딩이었고요.”

용연초 학부모대표인 정선의 씨는 치어리딩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 싶은 게 있었다.

“평균연령 40대의 엄마들이 치어리딩을 한다고 하니까 멋있다는 반응보다는 ‘진짜 할 수 있겠어?’하고 되묻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말을 듣다보니까 더 하고 싶어졌어요.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노력하면 못할 게 없다는 거.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확인시켜 주고 싶었어요.”

팀 이름을 ‘신레볼루션’으로 정한 것도 아산 신도시 엄마들의 반란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엄마들이 풀어야 할 숙제였던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
6월에 학교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치어리딩 수업을 진행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절로 흐르는 더위 속에서 안 쓰던 몸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고됐다. 더구나 노동과는 가까이 지냈어도 운동과는 먼 거리를 유지하던 엄마들이었기에 근육통과 몸살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시작한 치어리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는 속일 수 없음을 깨달아 갔다.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걷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평소에 운동을 해온 사람들도 아닌데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춰본 적도 없으니 뭐 하나 쉽지 않았죠. 뻣뻣한데다 박치인 엄마들을 이끌어 준 코치님과 점핑엔젤스 김현미 단장님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러나 엄마들을 이끈 가장 큰 힘은 아이들 앞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목표였다.

“한곡이 보통 3분 정도인데 1분 뛰는 것도 힘들었어요. 숨이 차서 토하기 일보 직전이었죠. 그런데 연습을 하니까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물론 엄청 힘들긴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 앞에서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있는 그 날을 생각하면 쉽게 포기 할 수 없었어요.”

속일 수 없는 건 나이뿐만이 아니었다. 힘든 과정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은 건 속이거나 감출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되었다.

“봤지? 노력을 결과를 배신하지 않아!”
엄마들은 당당하게 무대에 올랐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학교 동아리 발표회에서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 냈고 연습 4개월 만에 <천안시협회장배 전국치어리딩페스티벌>에 출전해 일반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반부로 출전한 단일팀이었지만 4개월 만에 이뤄낸 것 치고는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고 자신한다.

“아이들의 호응이 너무 좋았어요. 엄마 진짜 멋있다고 이야기 해주는데 눈물이 왈칵 날 정도로요. 선생님들 또한 이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무대에 오른 건 저희지만 사실 학교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학부모대표인 정선의 씨는 할 수만 있다면 이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치어리딩을 통해 엄마들이 활력을 찾고, 아이들은 엄마의 도전을 보며 노력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면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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