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의 도시마케팅] 전시·컨벤션 인프라 확충, ‘대전 MICE 허브’로
[강대훈의 도시마케팅] 전시·컨벤션 인프라 확충, ‘대전 MICE 허브’로
(38)새해, 대전의 도시 전략과 시민행복
  • 강대훈
  • 승인 2018.12.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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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충청 강대훈 (사)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대전세종시협공동회장]

허브 도시, 오사카

출장 중에 오사카에서 휴일을 맞았다. 역 인근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데 한큐선로에 전철이 달리고 사라졌다.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교토에 일이 있었고 고객사를 위해 도요다 본사가 있는 토요타시에도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다. 오사카에 있는 바이어들은 숙소로 불러 상담을 이어갈 수 있다. 오사카는 이런 식으로 자리를 틀고 일을 볼 수 있는 비즈니스의 허브 도시이다.

허브가 되면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사람 이동과 물류 발생이 늘어 문화, 관광,  유통, 교통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오사카에서 이틀 동안 일을 보고 귀국하는 것과 오사카에 있으면서 교토와 토요타시를 오고 가면서 일을 보았을 때 오사카 체류는 이틀이 더 늘어나지만 출장비용은 줄어든다. 오늘날 도시 소멸과 양극화 시대에는 허브 전략이 도시 생존을 위한 조건이 된다. LA, 덴버,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두바이 같이 일정 규모가 있는 도시들은 허브 도시가 되려고 기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오사카는 도심과 38km 떨어진 해안에 인공섬을 만들고 공항(간사이국제공항)을 만들었다.  

허브 개념과 도시 전략, 허브 앤드 스포크 (hub & spoke)

도시가 자신의 역할을 허브라고 생각하는 순간 거점 도시, 중핵도시라는 도시 목표를 가지게 된다. 수레 바퀴살(spoke)을 말하는 스포크는 허브에서 뻗어 있는 이웃 도시, 협력 도시가 된다. 대전은 경부호남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허브, 국책 연구소를 모아 놓은 과학의 허브 도시로 발전했다. 이것은 대전에 좋은 것 뿐 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었다. 아시아의 도시들은 숙명적으로 중국을 상수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 속에 있다. 인천은 중국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적정한 도시 규모와 발전 전략을 찾았다. 290만 인구에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국제공항’이다. 인천을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성공하고 있다. 인천은 중국 홍차오와 일본 나리타 보다 경쟁력이 있다. 국회에서 송도 특구와 인천공항에 더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의원은 없다. 허브 인천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인천 말고도 세계 수준의 허브 도시가 있다. 부산항은 세계 정상급물류 환적항으로 한국 수출을 견인해왔다. 제주는 세계인의 섬이 되었다. 세종은 행정과 교육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허브 도시 육성이 나라에 이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이 센 지역의 힘 있는 국회의원의 공세를 당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상한 결정을 했다. 100년 동안 유지했던 철도 호남선 분기점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세계 과학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허브는 더 강화했어야 했는데 ‘대덕과학특구’를 셋으로 쪼갰다. 국가 전략이 지역 공세에 무너진 것이다.

4차 산업 특별시,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대전의 기회

다행히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대전에 설치하고 있다. 기초 과학 연구에 필요한 조 단위가 넘는 장치를 안치한다는 것은 대전이 과학 허브로서 도시 전략을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와 서비스는 국내 시장을 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이온 가속기의 배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가져올 산업 효과를 생각하고 아시아의 과학허브로 도시 목표를 세운다면 해야 할 일들이 정해진다. 청주공항이 취항 도시와 편수를 늘릴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게 해야 한다. 대전은 월드 클래스급 호텔이 들어설 수 있도록 업무지구 용적률을 2000%까지 풀어 대규모 객실을 확보해야 한다. 도심에는 공항을 잇는 공항터미널이 필요하다. 이것은 과학허브와 더불어 통일 시대가 열리고 중국 유커들이 몰려올 때를 대비한 허브 도시의 기반 시설이다.

 

전시 컨벤션, 허브 도시로서 대전의 전략 산업

허브 도시에 필요한 부문은 숙박과 쇼핑과 컨벤션이다. 숙박은 용적률로 조절할 수 있고 쇼핑은 도룡동에 43층 싸이언스 콤플렉스가 완공되고 용산동에 현대 아울렛을 확정했으니 시설 공급은 충분하다. 대량의 외래인을 모을 수 있는 마이스(MICE)가 대전의 전략 산업이다. 기업회의 (Meeting), 포상관광 (Incentive Travel), 컨벤션 (Convention), 전시 (Exhibition)를 이르는 MICE 에 필요한 시설은 전시 컨벤션이다. 그래서 나는 ‘엑스포 재창조 사업’에 있어 대전 무역전시관이 부산 벡스코 규모 정도 될 수 있도록 엑스포 공원 부지를 남겨 두자고 강력히 주장했었다. 그러나 황금 알을 낳을 금싸래기 땅 66,115㎡(20,000평)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영화 촬영장 스튜디오큐부가 차지해버렸다. 과학을 정체(identity)로 한 공원에 촬영 박스는 생뚱맞은 것이었다. 이러한 시설은 영화 촬영지가 있는 논산시 선샤인랜드에 합해 놓아야 시너지가 생길 텐데 말이다. 

나는 유년기부터 50년 이상을 대전 시민으로 살았다.

대전에서 초중고, 대학교, 대학원을 마쳤다. 무역중계와 수출 마케팅이 생업이었기 때문에 사업 무대는 해외 도시에 있었고 활동 역시도 대전 밖에 있었다. 지구촌 여러 도시에서 일하면서 도시 전략이 어떻게 시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수출 전선에서 시장 개척을 하는 동안 산자부, 중소벤처부를 통해 기업과 지역 산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컨설팅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덕분에 내 고향을 제3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도시도 사람의 생로병사처럼 흥망성쇠가 있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도시는 그 수명을 늘일 수 있고 고쳐 쓰면서 발전할 수도 있는 경제 생태계이다. 2000년 전에 로마 원로원이 설계했던 로마의 가도(街道)들을 걸었을 때 마음이 숙연해졌다. 로마는 이천년 이상 사용하는 도시다.

그 동안 대전 경제에 대한 거친 의견을 읽어주신 독자께 감사를 드립니다.

대전은 전에 없었던 이웃 도시의 부상과 글로벌 도시 경쟁으로 성쇠를 가르는 분수령에 서있다. 우리도 최소 100년을 보며 담대하게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 지난달에는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누리호’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100% 한국기술, 대덕의 노력으로 우주로 가는 길을 시작한 것이다. 낯선 이국의 도시에서 출장을 마치고 대전에 들어오면 마음이 놓인다.  일상에서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대전시는 전기, 급용수. 쓰레기처리, 소방, 치안, 대중교통 같은 도시 유틸리티에 세계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막상 사태가 터지면 시민을 지키는 일들이다. 가끔 시청을 지나 집으로 간다. 대부분 늦은 밤에도 사무실의 불이 켜있다. 밤을 지키는 공직자들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도시가 가능한 일상이다. 새해 2019년은 대전 방문의 해이다. 시민, 공무원, 경제계, 정치권 모두 대전의 숨은 희망을 발굴하고 우리 다음 세대가 누릴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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