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세종 맹모되기] ④ 전래동화 ‘굴개굴개 청개구리’가 주는 교훈
[독서로 세종 맹모되기] ④ 전래동화 ‘굴개굴개 청개구리’가 주는 교훈
  • 김수영 정음학원 원장
  • 승인 2018.12.3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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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부모라면 자녀가 ‘책읽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아이들이 독서하는 모습에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에게 “책 좀 봐라”는 잔소리를 시시때때로 내뱉는다.
하지만, 단순히 “읽어라”는 말로만 아이들의 독서열기가 생길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독서교육·학습코칭 전문가인 김수영 정음학원 원장으로부터 ‘세종 맹모(孟母)’가 되기 위한 노하우를 10회에 걸쳐 들어본다. <편집자 주>

[김수영 정음학원 원장]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한 학년을 마무리 하고 두 달에 가까운 긴 방학을 보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입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자식과 하루 종일 함께 해야 하니 참 부담스럽기도 하답니다. 저는 겨울 방학동안 진행하는 독서캠프 상담을 하면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어머니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10세 이상의 자녀를 키우시는 전업 주부님들은 대부분 방학기간을 극기 훈련기간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일전에 11세 여자 아이와 어머니께서 상담을 오셨는데 아이는 엄마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울분에 차 있고, 어머니께서는 방학동안 아이와 지낼 생각을 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방학동안 자기가 말하는 건 듣지도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자식을 생각하면 방학이 지옥 같다고 눈물을 보이시는 어머니와 상담을 마친 뒤, 11세 여자아이와 대화를 하며 한번 더 놀랐습니다.

상담을 함께 온 11세 여자아이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많은 학원을 다니게 하고,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대는 엄마가 너무 짜증난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소리를 지르는 것도 자기가 짜증내는 것도 모두 엄마 때문이라고 말하며 우는 여자 아이를 보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어쩌다가 모녀지간이 이런 사이가 되었을까요?

상담 오신 어머니는 자식을 믿지 못하고 자기 생각만 관철시키며 훈육을 하셨습니다.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자녀들은 10세 이상이 되면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나고 모든 탓을 부모님께 돌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자식을 믿는 것은 물론이고 자식을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 자식을 생각한다고 하는데 자식들은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다’고 우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래동화책 ‘굴개굴개 청개구리’의 이야기는 부모-자식간의 잘못된 소통방식을 말해줍니다.

죽을 때 자식이 자기 말을 듣고 거꾸로 행동할거라고 생각한 뒤 유언을 반대로 말하고 세상을 뜬 엄마 청개구리와 자식 청개구리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합니다.

비 오는 날이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하루 종일 목 놓아 울던 청개구리는 엄마 살아생전에 엄마가 하는 말을 잘 듣지 않고 거꾸로 행동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고 거꾸로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다 병에 걸립니다. 병석에서 자식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말을 잘 듣지 않는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기 보단 본인이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거꾸로 행동할거라 굳게 믿었습니다.

자식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 마음을 헤아리고 자식이 변할 거라는 굳센 믿음을 엄마 청개구리가 보여줬다면 어땠을까요?

‘죽으면 냇가에 묻어 달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가신 청개구리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이같은 얘기를 했을까요? 아마도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부모님이라면 십중팔구는 ‘자식을 생각해 이 같은 유언을 남겼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독서교육전문가인 제가 볼 때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청개구리 엄마가 자식을   많이 사랑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죽을 때까지 자식을 믿지 못하고 돌아가신 안타까운 어머니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김수영 음악학원 원장
김수영 정음학원 원장

지금도 청개구리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평생 동안 비 오는 날만 되면 목 놓아 웁니다. 청개구리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자신이 얼마나 불효를 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요?

여러분도 청개구리 엄마처럼 자식을 믿지 못하면서 자식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시면 어떨까요.

흔한 얘기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전래동화도 시각을 달리해 읽으면 색다른 교훈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독서코칭이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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