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스님의 ‘산방원려(山房源慮)’] 노욕(老慾)
[탄탄스님의 ‘산방원려(山房源慮)’] 노욕(老慾)
  • 탄탄(呑呑) 스님
  • 승인 2018.12.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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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呑呑) 스님 용인대 객원 교수
탄탄(呑呑) 스님 용인대 객원 교수

인생100세 시대가 도래하였다.

농경시대에는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에의한 지혜가 도움이 되었겠지만, 급속히 변화된 사회에서는 지혜로운 노인의 잔소리도 노욕(老慾)의 덩어리가 될 염려가 있다.

예전 농경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나, 날아서 외국도 가 볼 수 없었고, 기차를 타고 먼 지방 여행도 흔치 않았으며, 자동차도 쉽게 타보지 못하였으니, 정보와 지식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최첨단 IT사회에서 고작 경험이란, 고정된 관념이며 오류일수도 있다는 가정이 도출된다.

이미 습득한 지식은 시행착오이고 이를 답습한다면, 또다른 오류를 범하게 되는 시대착오 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정보와 지식도 시간이 지나면 무용지물이되듯, 유동적인 산업사회에서는 변화에 적응하는 탄력성이 보다 중요하다.

그러하기에 예전의 노인들의 경험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노인의 의견은 존중 되지도 않으며, 지난 명예나 이권(利權) 따위를 이미 한참 세월이 지났음에도 취하려는 것을 일컫어 ‘노욕’이라하고, 추억만을 먹고 살고자 하는 것도 다름 아닌 ‘노욕’이라 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는 노인이 존경 받거나 노인의 경험적 삶의 지혜가 존중 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의 첨단 IT정보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삶은 더욱더 척박하여지고있을 뿐이다.

노인의 의견이나 의사가  존중되거나 노인의 인격이 존경 받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노인이 나이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부리는 욕심인 노욕은 갈 수록  젊은 세대에게 폄훼만 될 뿐이다.

이제 노년의 미덕은 겸손과 절제라고들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음 세대를 배려하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가는 노년의 인생은 더욱 추해질 뿐이다.

욕(慾)이 욕(辱)이 되며 더구나 자기 성찰이 없는 노년은 참으로 궁색하여질 뿐이다.

자연에서 저 푸르른 소나무는 때를 안다고 한다.

언제 잎을 버려야 할지 알고 있으며 무성한 잎을 망설임 없이 땅으로 돌려준다.

나무가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볼 일이다.

끝까지 움켜쥐는 것은, 결국 나무를 해치는 것처럼, 인간도 버리지 못하고 움켜쥐려고만 하는 것은 해로울 뿐이다.

나이가 가을을 향해 가는 인생에 있어서 지난 여름처럼, 더 이상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에 함몰되지 말고, 집착을 놓고 욕심을 버리고, 가볍고, 즐겁게, 삶을 영위 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는 누구에게나 변화가 오게 마련이고,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과거와 다르게, 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순응하는 것은 아름다우며, 곱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본다.

고작 몇 년 전 사진 속의 나와 최근에 찍은 사진 속의 나는 분명히 나이들어 있다.

그것이 명백한 순리였으며, 몇 백년, 아니 영원히 살 것처럼 미래를 대비하느라, 나에게 남은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을, 여전히 옹색하게 사는 것은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선 시점에서 본다면, 어찌 보면 과한 욕심이 아니겠는가.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죄악 중에 탐욕보다 더 큰 죄악이 없고 재앙 중에는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고 허물 중에는 욕망을 채우려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이렇듯 노자는 이미 오래전에 탐욕이 죄악임을 천명하고 있다. 탐욕은 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지어 나이가 들어서도 돈이나 지위, 명예 등을 떨치지 못하고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한나라 소광과 소수(소광의 조카)는 태자태부와 태자소부라는 벼슬을 하고도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자 전송하던 많은 구경꾼들이 어질다고 칭송한 시가 있다.

"誰不愛富貴, 誰不戀君恩. 年高須告老, 名遂合退身. 少時共嗤誚, 晩歲多因循)"

“누가 부귀를 사랑하지 않으며 누가 임금 은총 그리워하지 않으리 나이가 높으면 마땅히 은퇴를 고해야 하고 공을 세운 후엔 은퇴함이 옳도다 젊을 때는 한결같이 비웃고 꾸짖고는 늙어서는 대부분 악습을 따라 사퇴 않네 나이가 들수록 벼슬의 짐을 내려놓아야 오욕을 면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의 운세를 초년, 중년, 말년으로 나누어 보는데, 말년 운이 좋아야 한다.

말년 운이 좋으려면 노욕을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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